韓 업체 중 두산밥캣 가장 높은 11위
HD현대 건설기계 합산 점유율 12위
두산밥캣·HD현대 북미, 중동 시장 집중 공략
HD현대인프라코어의 디벨론 굴착기. [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동안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쳤던 중국이 부진에 빠졌다. 자국 내 건설 경기 부진으로 건설기계 수요가 급감하면서 선두 자리를 미국에 빼앗겼다. 중국 업체가 부진한 사이 두산밥캣, HD현대 등은 각각 북미,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점유율 확대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영국 건설중장비 전문지 KHL이 발간한 ‘옐로테이블(Yellow Tabe) 2023’에 따르면 주요 건설기계업체의 국가별 점유율 순위(지난해 매출 기준)에서 미국은 중국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3위에서 1년 만에 선두에 등극했다. 21.9%에 불과했던 점유율도 1년 뒤 약 5%포인트 오른 26.8%를 기록했다.
한때 선두였던 중국은 3위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25% → 18.2%)은 7%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일본은 점유율(22% → 20.9%)이 소폭 하락했지만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외에도 스웨덴(9.9%), 독일(6%), 한국(5.7%)이 차례로 4~6위를 차지했다.
업체별 순위에서도 중국 업체들은 부진했다. 미국 캐터필러가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톱10에 2개의 중국 업체(3위 XCMG, 5위 싼이)가 이름을 올렸다. 전년 대비 1곳이 감소했다. 2021년 7위였던 중국의 줌라이언은 지난해 12위로 떨어졌다.
자국 내 건설기계 수요 감소가 중국 업체에 타격을 줬다. 지난해 코로나 봉쇄에 따른 경기 부진으로 중국 건설 경기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건설 활동 위축으로 건설기계 시장은 자연스레 위축됐다. 중국공정기계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굴착기 판매량은 15만2000대로 전년(27만4000대) 대비 44.5% 감소했다.
두산밥캣의 2t급 전기 굴착기 ’E19e’. [두산밥캣 제공] |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 업체들은 선방했다. 두산밥캣(2.9%)은 우리나라 업체 중 가장 높은 11위를 기록했다. 전년(14위) 대비 순위가 3계단 상승했다. 핵심 매출 지역인 북미에서의 상승세가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북미에서 두산밥캣 매출은 48억2300만달러로 전년(35억5400만달러) 대비 36% 상승했다.
HD현대의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1.6%), HD현대건설기계(1.2%)는 각각 19위, 23위를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했을 때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과거에 높았던 중국 매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미국 등 선진 지역 매출을 높인 전략으로 순위 하락을 피할 수 있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점유율을 합할 때 순위는 12위까지 올라간다. HD현대는 현재 ‘2025년 글로벌 건설기계 톱5’를 목표로 하고 있다. 5위 업체인 싼이(5.2%)와의 점유율 격차는 2.4%포인트이다.
HD현대는 목표를 이루고자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건설장비 시장은 현재 42억6000만달러에서 2028년 50.2% 성장한 64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업 규모가 5000억달러가 넘는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수주를 늘리고자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가나 수도인 아크라에 신규 지사를 설립했다. 올해 3월에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중동·아프리카 딜러 콘퍼런스도 개최했다. 중동 시장에서는 UAE 두바이 지사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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