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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대국 인도 2030 “꼭 내 집 마련” vs 중국 젊은층 “월세 살면 돼”
인도 경제가 팬데믹에서 회복되고 인구가 세계 최대 규모로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주택 구입 등을 위해 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블룸버그]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국에 올라선 인도의 젊은 세대가 향후 수년 간 주택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인구대국 자리를 내준 중국의 젊은 세대는 부동산 투자에 흥미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키 미스트리 인도 주택개발금융공사(HDFC) CEO는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에 젊은 인구가 많다는 사실이 수년 동안 강력한 부동산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미스트리 CEO는 “현재 인도 인구의 절반 이상이 30세 미만이며, 평균 첫 주택 구매자의 연령은 37~38세”라면서 “인도 젊은이들의 주택에 대한 강력한 수요와 그에 따른 주택 융자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도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된 이후 부동산 투자가 살아나는 추세다. 인도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은행권 개인 대출 금액은 전년 동월의 12.6%에서 20.5%로 증가했다. 늘어난 대출은 주택 모기지가 주도했다.

또, 인도의 중소도시에서 부동산 개발과 주택 구매가 활발해지면서 올해 3월에 마감된 회계연도 기준 HDFC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4600억루피(약 7조3292억원)에 달했다.

인도는 앞으로도 주택 구매 증가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국내총생산 대비 주택 대출 비율은 2001~2002년 3.2%에서 2021~2022년 10.6%로 10년마다 두 배씩 증가했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국가에선 금리인상이 부동산에 직격탄을 날린 것에 반해 모기지 금리가 꾸준히 높았던 인도에는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

인도와 대조적으로 중국 2030세대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신뢰는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5060 기성세대는 저축의 대다수를 부동산에 투자해왔지만, 2030 젊은이들은 더는 부동산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전했다.

남부 대도시 광저우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패트릭 루(32)는 로펌 근처 아파트에서 월세로 살고 있다. 그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글로벌 도시가 아닌 나머지 부동산은 갈수록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의 근원에는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가 자리한다. 중국은 올해 인도에 인구1위 대국의 자리를 넘겼다.

중국의 인구 증가는 2016년부터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작년에는 총 인구가 85만 명 감소한 14억 1800만명으로 6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유엔은 중국의 인구가 2050년에는 13억1300만명, 2100년에는 8억명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25~39세 청년 인구는 2050년까지 현재 3억2500만명에서 2억2000만명으로 1억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셉 샤미 전 유엔(UN) 인구국 국장은 “중국의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중국의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경제, 정치 부문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전 세계 다른 많은 국가에서 그랬던 것처럼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통상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 대학 중국센터 연구원은 “불과 27년밖에 남지 않은 것”이라며 “생애 최초 부동산 구매 집단의 3분의 1이 감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매그너스는 이어 “사람들이 더 큰 집으로 이동하는 수요는 단기적인 규제완화 정책 등으로 탄력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을 할 인구와 가구 형성은 명백하게 하락세를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인도의 예와 정반대로 중국은 은행 대출의 40%가 부동산 부문으로 이뤄져 있어 부담이 큰 상태다. 주택 구매를 위해 남은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뜻이다.

SCMP는 선전에 거주하는 22세 대학생 정 샤오의 사례를 소개했다. 샤오의 부모는 얼마 전 선전의 360㎡(109평)짜리 대형 주택을 시세보다 싸게 처분했다. 점점 더 1인가구와 핵가족이 늘어나는 중국 사회에서 세금만 많이 나오는 대형 주택은 갈수록 손해를 볼 것이란 판단에서다.

샤오는 “중국인들이 주택에 투자한 돈의 상당 부분은 회수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어쩌면 미래에 젊은 층이 빠져나간 지역에는 버려진 주택이 많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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