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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투자공사, 대체자산 380억달러 역대 '최대'...진승호 사장 "2025년 25%까지 확대"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등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대체투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치(387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식과 채권 투자 시장 모두 난항을 겪자 상대적으로 안전판 역할을 하는 대체 자산의 투자 비중을 적극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진승호 KIC 사장의 대체투자 확대 의지도 힘을 보태며 오는 2025년까지 2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5일 KIC의 2022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IC의 대체자산 투자는 전년 대비 8%(28억달러) 증가한 387억달러(비중 22.8%)로 집계됐다. 비중과 규모 부문에서 모두 역대 최고치다. 2018년 216억 달러였던 대체투자 규모는 2019년 245억 달러, 2020년 279억 달러, 2021년 359억달러로 매년 증가세다.

대체투자 중 부동산·인프라스트럭쳐 부문은 134억달러에서 165억달러로 가장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사모주식 부문은 2021년 157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헤지펀드는 55억달러에서 57억달러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 상업용 부동산발 우려가 커졌는데, 진 사장은 지난 4월 뉴욕 기자간담회에서 "대체자산 가운데 오피스 부동산 비중이 10% 미만이고, 그 가운데서도 당장 위기에 몰린 투자건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리스크 관리를 강조한 바 있다.

진승호 사장은 '대체투자' 비중을 임기 말까지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진 사장은 취임 전 15%대에 머물던 대체투자 비중을 2년 만에 22% 이상으로 늘린 바 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변동성 대응 전략과 관련,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투자 전략을 발굴하고,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등 자산군을 다변화해 시장 변동성에 부침이 적은 장기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체 자산군 내에서도 '사모채권과 인프라 투자' 비중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미국 중소형 지역 은행권 위기 등으로 은행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사모채권이 기업의 자금 조달의 중요한 역할로 부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KIC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북미 최대 사모채권 운용사 중 하나인 '골럽 캐피탈' 지분 인수를 주요 성과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인프라 자산에 대해선 ▷인플레 감축법 등 정책 수혜를 개대해볼 수 있는 '재생에너지'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수요가 성장하는 '디지털 인프라' 등을 거론하며 "거시경제 민감도가 낮은 자산을 눈여겨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KIC는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헬스케어 인프라와 북미 및 유럽 통신 인프라 등 공동투자를 집행했다고 보고서를 통해 알렸다.

한편, KIC는 지난해 수익률 -14.36%를 거두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주식 수익률은 -19.27%, 채권 수익률은 -16.65%로, 처음으로 주식과 채권가치가 동시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른 나라의 국부펀드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NBIM은 지난해 -14.1%, 네덜란드 연기금(ABP) -17.6% 수익률을 보이면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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