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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이우환” 홍콩 경매서 19억에 낙찰…한국미술 ‘비상(飛上)’ 시동
20년작 ‘다이얼로그’ 19억원 낙찰
동 시리즈 중 최고가 기록
이배는 미국 록펠러 센터서 대형설치
K-아트, 세계미술계 진출 활발

이우환, 다이얼로그, acrylic on canvas, 227.5 x 182 cm. 2020. 크리스티 홍콩 5월 경매에서 19억원에 낙찰되며, 다이얼로그 시리즈 최고가를 기록했다. [크리스티 제공]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이우환의 2020년작 ‘다이얼로그’가 19억원에 낙찰됐다. 작가의 같은 시리즈 중 최고 낙찰가다. 박서보의 ‘묘법 No. 15-76’은 약 13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김창열의 ‘물방울 No.16’도 약 8억5000만원에 팔렸다.

크리스티 홍콩이 지난달 28~29일 진행한 20/21세기 미술 경매에서 들려온 낭보다. 경매에 출품된 한국 작가 작품은 모두 11점. 예상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완판됐다.

경기 침체로 주춤했던 미술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일까. 크리스티 홍콩은 이틀 경매 기간 수수료 포함 총 12억4462만 홍콩달러(한화 약 2095억원)를 낙찰시켰다.

중국 큰 손 컬렉터들의 귀환이 컸다. 이들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두 배 이상 사들였다. 온라인 참여도 가능해 29개국에서 실시간으로 경매에 뛰어들었고, 신규 구매자 중 50%가 MZ(밀레니얼+Z)세대였다. 총 13명의 작가가 자신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박서보, 묘법 No. 15-76, pencil and oil on canvas, 130.6 x 161.5 cm. 크리스티 홍콩 5월 경매에서 13억원에 낙찰됐다. [크리스티 제공]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은 105억원에 낙찰된 장 미셸 바스키아의 ‘블랙’(1986년작)이었다.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한 갤러리스트이자 출판업자로, 바스키아 컬렉션이 유명했던 엔리코 나바라(1953-2020)의 소장품이었다. 제프 쿤스의 자주색 ‘성스러운 하트’(1994-2007)가 뒤이어 102억원에 낙찰됐고, 쿠사마 야요이의 회화 ‘꽃’(2015)이 98억원, 르네 마그리트의 회화 ‘연인의 산책로’(1929-1930)이 8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작가들도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분류되는 단색화 작가들을 위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19억원에 낙찰된 ‘다이얼로그’는 대형작품(227.5 x 182 cm)이기도 하지만, 부동산과 호텔 비즈니스로 잘 알려진 미국 보스턴 기반 사업가이자 컬렉터였던 제럴드 파인버그(1934-2022)가 소장했던 작품이라는 히스토리가 있다. 유명 컬렉터 소장품으로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제럴드 파인버그의 컬렉션 대부분은 지난달 17~18일 이틀에 걸쳐 크리스티 뉴욕에서 대대적 경매를 진행한 바 있다. 총 경매 낙찰 금액은 1억9717만달러(2586억원)에 달했다.

105억원에 낙찰되며 크리스티 홍콩 5월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장 미셸 바스키아의 블랙. [크리스티 제공]

경매 시장에서 한국 미술의 기세가 조금씩 살아나는 가운데 세계 금융의 중심지 미국 뉴욕에서 한국작가 이배의 대형 설치 작업이 선보일 예정이다. 조현화랑은 오는 8일부터 7월 26일까지 록펠러 센터에서 ‘Origin, Emergence, Return(기원, 출현, 귀환)’전을 개최한다. 세대를 넘어 각각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한국 미술 거장과 중견 작가의 대표작 70여 점을 국제 무대에 소개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7월 열릴 한국 문화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록펠러 센터 채널 가든에 설치될 이배 작가의 〈Issu du feu〉 CG 렌더링 [조현화랑 제공]

30년 이상 숯을 재료로 회화·조각·설치 작업을 해온 이배는 록펠러 센터 중심의 채널 가든에 6.5m 높이의 대형 숯 조각을 설치한다. 박서보의 작업은 센터 내 링크 레벨 갤러리에서, 진마이어슨·윤종숙의 작업은 로비에 걸린다.

채널 가든은 그간 현대미술을 대표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 공간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4년엔 제프쿤스가 거대한 식물 조각 ‘스플릿-락커(Split-Rocker)’를 선보였고, 2006년엔 아니쉬 카푸어가 ‘하늘 거울’을 설치한 바 있다. 한국 작가가 이곳에 전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도 한국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전시가 예정돼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가 오는 9월부터 열린다. 이번 전시는 두 기관이 7년 동안 공동 기획한 전시다. 한국 미술에 대한 글로벌 수준에서 미술사적 평가가 이제 시작된 셈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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