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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오리로 착각했다” 백조 잡아먹은 美소년들, 뉴욕 마을 ‘황당’
[미국 뉴욕 맨리어스 마을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10대들이 미국 뉴욕주 한 마을의 명물로 여겨지는 암컷 백조 한 마리를 잡아먹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백조가 '큰 오리'인 줄 알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잡아간 새끼 백조 4마리는 다행히 구조됐다.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오논다가 카운티의 맨리어스 마을에서 지난 27일 암컷 백조 '페이'와 새끼 백조 4마리가 사라졌다.

페이는 수컷 '매니'와 함께 지난 10여년간 맨리어스 마을에서 살았다. 백조 부부는 지난 2010년 생물학자인 마이클 빈이 마을에 기증한 것이라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두 백조와 새끼 4마리로 꾸려진 이들 가족은 마을의 마스코트로 여겨졌다. 마을 로고, 간판, 배너 등에도 그려졌다. 이들 가족의 모습이 담긴 모자와 티셔츠 등 '굿즈'도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매니를 제외한 페이와 새끼들이 지난 주말부터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낌새에 경찰은 수사를 시작했다. 뉴욕은 백조 사냥을 금지하는 중이다.

수사 결과 뉴욕 시러큐스 출신의 16~18세 청소년 3명이 지난 27일 오전 3시께 연못에 있던 암컷 백조 '페이'를 사냥해 죽인 후 집으로 가져가 친지들과 나눠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맨리어스 경찰은 "백조를 잡은 10대들은 음식이 부족해 그런 일을 벌인 게 아니다"라며 "페이를 큰 오리로 생각해 사냥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페이가 이 마을에서 어떤 존재인지 몰랐던 것 같고, 반성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새끼 백조 4마리는 용의자 중 한 명이 일하던 가게와 집 등에서 발견돼 구조된 상태다.

당국은 "새끼 백조들은 전문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며 "몇 주 뒤 혼자 힘으로 살 수 있을 만큼 크면 연못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홀로 남겨진 매니는 다른 곳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일부일처제를 하는 백조는 짝을 잃으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난폭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지 사람들의 분석이다.

폴 워럴 맨리어스 이장은 "백조는 100년 넘게 이 마을의 일부였다"고 했다. 이어 "매니는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어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라며 "다만, 새끼 백조들은 계속해 마을 연못에 남겨둘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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