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바이오 산업 현장방문으로 지난달 24일 충북 청주시에 있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를 찾아 김재섭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홍태화 기자] 정부가 수출 위기를 타개하고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 주요 거점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켄달스퀘어’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보스턴처럼 오송과 송도·판교·홍릉·대덕·부산·광주 등에 대규모 특화 산업 중심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오송의 ‘K-바이오 스퀘어’, 대구의 ‘K-메디벨리’ 등 8개 클러스터가 집중 지원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를 위해 클러스터 특화펀드도 조성해 유망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서울비전 2030 펀드 5조원 등 총 규모는 6조원이 넘는다. 동시에 규제완화, 연구개발 지원 등 정부의 총력지원이 이뤄진다.

기획재정부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 방안, 바이오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안건을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보스턴 클러스터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라는 공학 기반만 가지고 된 것이 아니고, 공정한 시장 질서와 거기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 체계가 자리 잡혀 공학·의학·법률·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모이게 만든 것”이라며 유기적 연결과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해야될 일은 자유시장경제 기반한 공정한 보상체계를 법제화 해주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시장에 활력 주는 정책으로 노력해 민간 투자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위기는 생산성 향상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향상은 첨단과학기술밖에 없다”며 “우리가 갈 길이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클러스터 정책은 대거 쏟아졌지만 클러스터 고도화 노력 미흡, 유사기업·기관간 단순 외형 집적,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연결 부족 및 지역 내 우수인력 확보 애로 등으로 자생적 생태계 구축엔 미흡했다. 미국 보스턴의 켄달스퀘어처럼 전세계를 대표하는 클러스터가 탄생하지 못한 이유다.

이번 발표를 보면 오송엔 ‘K-바이오 스퀘어’를 조성한다. 창업입주‧편의시설 확충하고 기업 육성프로그램 도입하며 우수대학 유치 및 공간 융합배치를 통한 시너지 창출하겠단 계획이다.

대구엔 ‘K-메디밸리’를 만든다. 특히 그 안엔 입지규제 완화를 통해 창업보육공간, 대학, 스타트업, 사업지원서비스(법률, 회계 등) 등이 밀접 배치된 ‘메디(MEDI) 스타트업 존’을 조성한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글로벌 허브는 송도에,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기업을 연결하는 첨단 연구개발(R&D) 융복합 특구는 대덕에 구축한다. 판교는 판교테크노밸리를 확장한다. 홍릉엔 글로벌 메디클러스터, 부산엔 부산역 중심 창업 클러스터, 광주는 광주역 인근 호남권 최대 창업밸리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클러스터 입주 유망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도 확대한다. 서울은 2026년까지 서울비전 2030 펀드 5조원을 조성한다. 이중 7500억원은 바이오 분야에 투자한다. 홍릉 바이오클러스터 내 스타트업엔 30억원 이상 투자한다. 대전은 2025년까지 연구개발특구펀드 2300억원을, 부산과 광주는 벤처 창업 클러스터 내 기업 육성을 위해 각각 4000억원,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든다.

관련 규제완화도 추진한다. 지자체 주도의 클러스터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용도변경, 클러스터 개발·관리계획 개정 등을 추진하고, 클러스터 내 법률, 회계 등 사업지원서비스 등도 활성화 한다.

이밖에도 ▷수요 맞춤형 네트워킹 활성화 ▷앵커기업·스타트업 협력으로 개방형 혁신 활성화 ▷원천·상용화 기술 R&D 활성화 및 기술사업화 촉진 ▷벤처 생태계 활성화 및 공정한 보상체계 구축 ▷우수 기업·인재 유치 등 정부 지원 패키지로 클러스터 조성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