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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FD 끝내 사장되나…증권사 13곳 모두 신규중단 [투자360]
서울 여의도 증권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를 계기로 증권사들의 장외 파생상품 중 하나인 차액결제거래(CFD)가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규제 강화와 불공정거래 의혹 조사 등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시장에서 점차 찬밥 신세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보증권과 메리츠증권은 1일 CFD 계좌 개설 업무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미 일부 증권사에 CFD 계좌가 있는 전문투자자들도 해당 계좌를 통한 신규 거래를 할 수 없게 됐다. 키움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는 이날부터 기존 CFD 계좌가 있는 고객에게 해당 계좌를 통한 신규 매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KB증권의 CFD 계좌 고객은 오는 5일부터 매매를 할 수 없다.

이들 증권사가 거래 제한 조치를 취한 것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CFD에 따른 주식 매매 시 실제 투자자 유형을 표기하는 등의 CFD 규제 보완방안을 내놓고, 시행 전까지 개인 전문투자자의 신규 CFD 거래 제한을 증권사에 권고했다.

규제 보완 방안은 오는 8월 거래소 업무규정 시행세칙과 금융투자업 규정 등을 고쳐 시행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등 증권사는 이미 CFD 계좌 개설뿐 아니라 신규 매매까지 중단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FD 계좌가 있는 고객의 신규 매매를 중단 조치했다"며 "이들 고객은 이미 거래한 물량을 청산하는 것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CFD를 도입한 13개 증권사 중에서 계좌를 새로 개설하거나 기존 고객의 새로운 거래가 가능한 곳은 유안타증권이 유일하다. 그러나 유안타증권도 금명간 이를 중단할 방침이다.

CFD는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한 뒤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장외 파생상품 투자중개업 면허가 있어야 취급할 수 있다. 증거금 40%만 납부하면 차입(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고 주식을 실제 보유하지 않아 투자자가 드러나지 않는 데다 절세 효과도 있다.

그러나 이번 라덕연 씨 일당의 주가조작 사태를 계기로 CFD가 불공정거래에 악용되는 부작용이 드러났다. CFD 시장은 교보증권이 지난 2016년 도입해 리테일(소매) 분야에서 인기를 끌자 다른 12개 증권사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커졌다.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2조7697억원으로 작년 말(2조3254억원)보다 4천443억원이 늘었다. 교보증권(6180억원),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유진투자증권(1485억원), DB금융투자(1400억원), 한국투자증권(1126억원), KB증권(664억원), 신한투자증권(582억원), SK증권(139억원), NH투자증권(134억원), 유안타증권(63억원) 등이다.

앞서 지난 달 한국거래소는 CFD 특별 점검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해 13개 증권사 CFD 계좌 4500개를 대상으로 추가 불공정거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서 보듯 주가조작 세력이 한탕주의 심리를 악용해 실생활 주변까지 침투했다"며 "CFD는 규제 강화로 증권사들이 조심스럽게 취급하게 되면서 머지않아 시장에서 발붙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10대 대형 증권사 중에서 CFD 계좌가 없는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뿐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사업부가 2017년, 재작년, 작년에 CFD를 하자고 요청했으나 매번 위험 관리 차원에서 피해 왔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오익근 대표이사가 직접 3년 전에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해 CFD 계좌의 불공정거래 관련 위험에서 자유롭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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