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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지는 우유, 뜨는 ‘키즈 건기식’…몸값 높아진 ‘어린이 고객님’ [골드키즈의 시대]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귀한 아이에게 더 귀한 것을 먹이겠다.’ 국내 합계출산율 0.78의 시대, 키즈 식품의 트렌드는 이렇게 요약된다. 소수의 자녀를 공주나 왕자처럼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신 더 좋고, 더 비싼 것을 주기 위한 마음은 더 커졌다. 쪼그라드는 분유 시장 건너편에서는 역설적으로 ‘키즈 건강기능식품’과 이유식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아이가 줄어도 성장하고 있는 ‘이 시장’은?

31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키즈 대상 건기식 시장과 시판 이유식 시장의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어린이 비타민 등 유아·어린이용 건기식 시장은 2019년 2854억원에서 2022년 3223억원으로 3년 만에 12%, 매년 약 100억원씩 규모가 커졌다. 2세 아이의 영양제 비용으로 한 달 10만원 가까이 지출한다는 30대 주부 정모씨는 “비타민 D는 기본이다. 통상 먹이는 유산균과 항산화제를 아이가 아프면 일시적으로 더 먹이기도 한다”며 “3세쯤 되면 종합비타민을 많이들 먹인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 증가와 더불어 편리하게 아이의 영양을 챙기는 트렌드에 따라 시판 이유식 시장도 성장했다. 지난해 시판 이유식 시장 규모는 2171억원으로 2019년(1594억원) 대비 36%나 성장했다. 관련 기업들은 배달 이유식 브랜드를 내놓으며 트렌드를 맞춰 가고 있다. 매일유업은 ‘맘마밀(2016년)’, 남양유업은 ‘케어비(2020년)’를 각각 출시했다.

풀무원의 이유식 제품 [풀무원 디자인밀 홈페이지]
“아이를 귀하게 키우려 더 좋은 먹거리 주목”

키즈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과 건기식 제품군은 확대되고 있다. 발달 단계를 더욱 세분화하거나 맞춤형 식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초록마을은 올해 8월 영유아식 전용 브랜드인 ‘초록베베’ 론칭을 앞두고 있다. 품질과 안전에 대한 더욱 엄격한 기준을 가진 부모 등 양육자를 고려해 친환경·유기농 식재료만으로 구성한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초록마을 관계자는 “소수의 자녀를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 현상이 두드러지며 건강에 가장 민감한 식품 관련 친환경 유기농 먹거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분유시장은 급감…아이 자리 채우는 성인들

그러나 전체 시장 전망 자체는 밝지 않다. 영유아의 주식(主食)인 분유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2018년 베이비푸드 브랜드 ‘아이생각’을 통해 영유아식 사업을 시작한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이유식 사업을 철수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분유시장은 4년 전인 2018년(4033억원)에 비해 28%나 쪼그라들었다. 유업계는 소비 감소와 더불어 2026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 수입유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해에만 64만명이 태어났던 2000년과 달리 이제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아이(24만9000명·2022년)가 태어난다. 100명이 앉아 있던 교실에 이제는 38명이 앉아 있는 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0년 영유아식 생산량은 2만8934t으로 2016년(6만5815t)에 비해 56%나 감소했다. 연 생산액도 13.5% 하락한 2607억원이었다.

일동후디스 성인 단백질 파우더인 ‘하이뮨’ 제품들 [일동후디스 제공]
단백질·외식 등 유업계, ‘생존 돌파구’ 모색

영유아식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성인 단백질 파우더 시장이다. 일동후디스의 성인 단백질 브랜드 ‘하이뮨’의 지난해 판매액은 1650억원으로 영유아 분유 매출액(500억원)의 3배가 넘었다. 어린이에서 성인으로 주요 고객층이 바뀐 셈이다. 저출생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유업계는 단백질·외식 사업 등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8년 매일유업(셀렉스)을 시작으로 2021년 빙그레(더:단백)에 이어 지난해 남양유업(테이크핏)·서울우유(클릭유 화이트프로틴) 등이 줄지어 나온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유업계는 완전한 탈바꿈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분유 등 어린이 제품으로 시작한 브랜드 정체성 문제와 더불어 먹거리라는 식품 제품의 특성이 가진 사회적 책임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짐에도 몇몇 업체는 소수의 어린이를 위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매일유업의 경우 1999년부터 페닐케톤뇨증(PhenylKetonUria)을 앓는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유아식 생산을 위해 1년에 두 차례 일반 분유 생산을 멈춘다. 정식품도 2013년 영양 불량 소아 환자를 위해 ‘그린비아 키즈’ 제품(특수의료용도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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