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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터차정숙’ 사위 불륜女에게 남긴 편지, 품격을 느끼게 한다
“따귀나 봉투 던지기는 없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모든 상황이 드러났다. 이제 정리해야 할 단계다. 지난 28일 방송된 14회에서 남편 서인호(김병철)의 불륜과 혼외자식이 있다는 사실은 아내 차정숙(엄정화)의 엄마 오덕례(김미경)에게까지 알려졌다.

오덕례는 자신을 치료해준 가정의학과 교수인 최승희(명세빈)가 사위의 불륜 상대임을 알게됐다. 이럴 때 오덕례가 최승희에게 가하는 행위의 정석이 있다. 머리끄덩이를 잡거나, 따귀를 때린다. 또는 얼굴에 물뿌리기, 봉투 내놓기 등이다. 아, 아침드라마에서는 김치싸대기도 있었고, 유사품으로는 문어 싸대기까지 나왔지.

하지만 오덕례 여사는 그러지 않았다. 충분히 막장적 상황을 만들만 한데도 교양과 수준 있는 편지를 남겨 상대를 감화시켰다. 이럴 때 ‘사랑과 전쟁’ 등에서 표독한 시어머니나 장모를 자주 봤던 시청자들에게 오덕례 여사의 방식은 품격을 느끼게 한다.

편지는 “(의사) 선생님을 보면서 잠시나마 딸처럼 가엽고 애틋했어요. 이제 선생님을 애틋하게 볼 수는 없지만 여전히 가여워요. 큰 병을 앓고 나니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네요. 그전에는 별것 아닌 줄 알았던 일상이 참 소중하고 귀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앞으로 남은 인생이라도 조금 더 착한 사람으로 살자고 늦었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었어요”라면서 “같은 여자이자 같은 엄마로서 감히 말합니다. 좋은 사람, 좋은 엄마가 될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지 말아요. 지금부터라도 자기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으로 사세요. 선생님에게 주어진 진짜 행복은 그때 만날 수 있을 거예요”로 끝난다.

좋은 사람, 좋은 엄마가 될 기회를 스스로 져버리지 말고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라는 오덕례의 메시지에 최승희는 눈물을 쏟았다. 이 편지가 최승희의 마음을 흔들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햇님이라고 했다. 멋있는 장모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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