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한화오션으로 새출발하면서 한때 재계 2위로 나라 경제를 이끌었던 ‘대우’의 흔적이 또 하나 사라졌다. 주요 기업으로는 이제 대우건설만이 그 이름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선 브랜드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아시아와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대우가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어 국내외 상당수 기업이 ‘대우’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대우 상표권을 보유한 포스코인터내셔널로서는 기업의 역사를 간직하는 동시에 짭짤한 부수입까지 챙기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163개국에 총 3483건의 출원·등록이 돼 있는 대우 상표권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지고 있다. 대우그룹 해체 당시 그룹의 주력이던 ㈜대우 무역 부문이 대우인터내셔널로 분할 출범하면서 상표권을 이어받았고, 2010년 포스코가 인수한 이후 포스코대우를 거쳐 포스코인터내셔널로 거듭난 지금까지도 상표권을 행사하고 있다.
가전, 자동차, 조선, 무역, 건설, 증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41개 계열사를 거느렸던 대우그룹은 해체 이후에도 오랜 기간 대우라는 간판을 달고 활발하게 사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스무해 이상 지나면서 대우의 이름값은 희미해졌고 새 주인을 따라 간판을 새로 다는 업체가 늘었다. 대우자동차는 한국GM이 됐고 대우증권와 대우전자도 각각 미래에셋증권, 위니아전자로 이름을 바꿨다. 대우중공업의 경우 여러 번의 분할과 인수를 거쳐 HD현대인프라코어가 그 뿌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대우가 여전히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매년 상표권을 갱신 등록하며 권리를 유지·관리하는 한편 각국 전문가와 연계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상표권 보호에도 힘쓰고 있다.
이제는 포스코그룹의 일원이지만 1967년 창립부터 오랜 세월 함께한 ‘대우’라는 브랜드의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회사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설명한다.
상표권으로 적잖은 이익도 거두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에만 91억원의 상표권 수익을 냈고 올해도 상표권으로 약 95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가전제품이나 전동공구, 배터리 등 관련 업체가 대우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신 수수료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내고 있다. 다양한 해외 업체가 대우 상표권을 사용하고 있는데 중국의 메이디, 튀르키예의 베스텔처럼 꽤 알려진 곳도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와 아시아에선 거의 모든 국가에 대우 브랜드를 단 제품이 들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주요 사업 분야는 아니지만 대우라는 브랜드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상표 사업을 계속 영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우의 명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우 시절부터 관계를 맺어왔던 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회사 업력은 물론 제품의 품질, 원료의 공급까지 면밀히 심사·확인해 브랜드명 사용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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