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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수 감소에 불용 더 늘리면 정부가 GDP 끌어내릴 수도 [홍태화의 경제 핫&딥]
지난해 대비 3월 기준 24조원 줄어든 세수
추경이나 국채 확대 없이 지출 유지 어려워
정부 지출 기여도, GDP 오히려 낮출 위기
1분기 이미 정부 지출 기여도 -0.2%P 기록
최대 위기라는 수출보다 기여도 수준 낮아
지출 더 줄이면 정부가 성장률 제약 모양새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정부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을 오히려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1분기 정부 지출의 성장기여도는 전기 대비 -0.2%포인트를 기록했다. 4분기만에 음수 전환이다. 앞으론 세수 감소로 인해 정부 지출이 더 줄어들 수 있다.

경기침체기엔 재정을 이용한 부양정책이 정석적 대응이지만, 세수가 격감하면서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에 한계가 생기는 모양새다. 여기에 수출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1분기 성장률을 지탱한 내수활력이 계속 이어질지 장담하기도 어렵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걷은 국세는 총 87조1000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24조원 줄었다.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세수가 들어온다는 낙관적 가정을 해도 30조원에 가까운 세수 결손이 일어난다. 4월, 5월 세수부터 당장 지난해 수준을 회복해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세수가 부족한 것이다.

이 상황에서 예산에 반영된 재정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선 빚을 내거나, 가계부를 새로 써야 한다. 국가채무를 늘리거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두 방법 다 부인했다. 결국 지출 자체를 줄이는 방식인 불용이 선택지로 남는다. 경기침체기 재정지출을 오히려 줄이는 모양이 된다.

이미 1분기부터 정부 지출은 GDP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활동별 및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우리나라 1분기 성장률은 0.3%를 기록했는데, 정부 지출 기여도는 전기 대비 -0.2%포인트를 나타냈다. 정부 기여도가 0%포인트만 됐어도 1분기 성장률을 0.5%를 기록할 수 있었다.

정부 지출 기여도 수준은 지금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순수출 보다도 낮다. 순수출은 1분기 -0.1%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출보다 정부가 GDP를 더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세수가 줄면서 앞으로 정부 지출 기여도가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정부는 추경이나 강제적 불용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하반기 경기가 살아나면서 세수 감소세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전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용 질의에 “강제 불용할 의사는 지금 전혀 검토하고 있지도 않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답변했다.

이어 “불용액을 찾고 강제불용시키려는 것이 아니고 예산 집행 실적을 점검하면서 '통상적으로 집행관리 상 연내 집행이 안 되겠구나'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런 부분을 자연스럽게 (불용하는 것)”이라며 “청년층, 복지지출, 민생 관련 예산은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추경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경제 핫&딥’은 경제 상황과 경제 정책 관련 현안을 보다 깊고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경제 상황 진단과 전망은 물론 정책에 담긴 의미와 긍정적·부정적 여파를 풀어서 씁니다. 부작용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또 다양한 의견을 담겠습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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