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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의존 수출, 지속 불가한 구조…美·EU·인도 등 시장 다양화 준비해야
[발등의 불 교역구조 대전환]
美-中 갈등 속 중국 의존 전략 지속할 수 없어
美 위주 동맹국 공급망 재편서 기회 찾을 필요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동남아시아·인도 꼽혀
메모리 반도체, 중국에게 기술 물려주는 그림
우리나라에 주력 산업 잡히고 30년 침체한 日
과거와 다르게 지금은 새로운 시장 윤곽 나와
전기차·배터리·바이오 등 신산업 기술우위 시급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지난달 7일 반도체 초격차 지원을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반도체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우리나라 수출 핵심인 중국 수출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핵심 품목인 반도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로 하반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미중 대립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수출에 계속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품목 측면에서도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산업 먹거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을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지금은 미국을 위시한 동맹국 위주 공급망이 새로 만들어지고 기술 체계도 형성되기 시기”라며 “여기서 어떻게 편승하느냐에 따라 과도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난 수출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도 “(미래 시장은) 중국처럼 특정되지는 않을 것이고, 여러 나라가 될 것”이라며 “아세안과 인도가 그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대타가 되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회에 미국과 유럽 쪽을 좀 더 공략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라며 “중국은 우리나라 물품 수입을 계속 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탈(脫) 중국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구조적으로 중국 위주의 수출 전략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충고했다. 신 교수는 “대중국 무역을 줄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중국을 30년 동안 관망했는데 이젠 중국을 놔두면 당할 수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확실하게 생겼고 모든 정책이 세계경제를 깨지 않으며 중국을 봉쇄 시키는 데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나라는 미국과 EU 그리고 인도와 아세안으로 대표하는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새로운 하나의 대체 시장이 아닌 다시장 정책으로 중국 수출 축소를 막아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비슷한 언급을 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한국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많은 흑자를 보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평가하며 “과거처럼 중국이 우리 경제에 빠르게 반등의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추 부총리는 뉴욕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중국의 경제 회복이 한국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이같이 언급했다. 다만 그는 중국 경제가 살아나면 시차를 두고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미국과 유럽시장을 뚫어야 하고, 미래를 보면 동남아시아도 개척해야 한다”며 “인도의 경우 기업하기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필요한 나라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도 “결국 동남아시아, 동유럽 국가들 중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다만, 최근엔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시아 수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20일까지 베트남 수출은 15.7% 감소했다.

품목 측면에서도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는 일본을 따라잡으며 경제를 성장시켰기 때문에 일본이 새로운 산업을 찾지 못하면서 장기침체를 겪었듯이 독자 개발 능력이 부족한 우리나라도 일본을 따라 같이 침체로 들어간다는 생각이 과거 일각서 있었고, 그게 중국에게 산업을 물려주는 그림”며 “그런데 지금 새로운 산업의 윤곽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침체는 그동안 새로운 산업을 보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소니 같은 회사가 영화 산업을 한다며 왔다 갔다 했던 것인데, 지금 바이오·전기차·배터리 여기에 더한다면 군사산업까지, 확실하게 세계를 바꿀 산업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서 비교우위를 가져가면 다시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 실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새로운 품목은 전기차와 배터리 밖에 없다”며 “탄소중립과 그린·디지털전환이란 화두에 모두 해당되기 때문에 전기차로 갈 수밖에 없고, 내연기관의 기존 산업 질서를 뛰어넘어 디지털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강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지표를 보면 반도체 수출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관세청 5월1일~20일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35.5% 감소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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