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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아미 가득한 도시, 방콕은 예술이다
137 필라스, 민관 협업 큐레이팅
‘엘레강스 태국’ 향한 끊임없는 시도 일환
젊은 아티스트들 다양한 실험 작품 도전
여왕 시리킷의 솔선수범 예술사랑도 주목
아시아티크·벤자키티 공원, 핫플로 각광
태국 방콕이 문화예술을 접목하며 우아함과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퀸시리킷,짐톰슨 등이 닦아놓은 길 위에 젊은 문화활동가, 예술가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방콕 차오프라야 강변엔 대관람차 아래 아시아티크라는 복합 문화공간이 새 단장을 마쳤다.

태국 방콕이 예술도시도 거듭나고 있다. 또 트렌디한 핫플레이스와 도심 보타닉 가든 등을 잇따라 단장하며 유럽, 미주, 동북아 부럽지 않은 ‘엘레강스’를 더했다.

방콕 아트투어 루트 민관협력 허브는 모든 룸이 스위트인 137필라스 스위트 & 레지던스 방콕이다. 이 호텔은 퀸시리킷 텍스타일 뮤지엄, 방콕아트센터, 짐톰슨 뮤지엄 등과 협업, 예술을 통한 감정정화와 건강 메시지 전달을 위해 ‘방콕 아트투어’를 큐레이팅하고 있다.

문화예술 공간 뿐 만 아니라, 왕립 벤자키티 공원, 차오프라야강변 대관람차가 우뚝선 종합문화레저공간 아시아티크, 저명한 건축가인 빌 벤슬리의 열정이 담기고 수익을 기부하는 ‘아웃사이더 갤러리’ 등에도 안내한다.

▶청년 아티스트의 도전= 태국 예술가들, 특히 신진들의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방콕아트센터엔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도 있지만 5월 현재 2023년 작품들로 절반이상이 교체됐다.

원기둥형 자연채광 구조에 원둘레 부분 둥근 회랑에 작품들이 걸려있고, 사이사이 공방과 특별전시실이 있는 아트센터는 입구 로비 부터 사진전시장을 두었다.

리오프닝 시기임을 보여주듯, 순타라욘의 ‘렛츠고’엔 걸크러쉬 여성들의 역동적인 약진을, 시암대 학생작가 싱농송의 ‘포 메모리’엔 일상회복으로 셀카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담았다.

유럽의 저명 작가들은 추상주의로 넘어가면서 형체를 버렸고, 미국의 팝아트는 형체를 복원했어도 센세이션널리즘의 강했다면, 태국식 현대미술은 형체와 추상을 적절히 조화시킨 모습도 눈에 띈다.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동안 육체에서 빠져나간 영혼은 죽음(해골)임을 묘사한 쿨라사트리 캐우수완의 ‘일상의 위험04’(캔버스에 오일)을 보면 인상주의와 추상주의의 조화라는 느낌이 든다.

‘퍼스트 노션’, ‘더 림보’ 등의 작품은 구미주-한중일 작가들이 ‘아이들이나 쓰는 것’으로 치부했던 크레파스로 그린 걸작이라 눈길을 끌었다.

‘웨이 오브 네이처’, ‘하이 스케일3’, ‘올드 프렌드’ 등 작품은 이종 재료의 혼합 혹은 두툼한 덧칠 등을 통해 질감(마티에르)이 돋보이게 표현했다. 오래봐야 느낌이 오는 회화 분야가 그간 이루지 못한 ‘즉각적인 감흥’ 유발을 태국 아티스트들이 더 과감해진 질감 표현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하1층 아트 라이브러리는 남녀노소 신진작가들, 청소년작가들이 작품활동을 해보는 곳이다. 1인당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이곳의 자리를 잡지 못한 학생들이 투명 유리벽 바깥에서 습작을 계속하는 열성을 보였다.

마하 차끄리 시린톤 공주의 자연주의 사진작품을 전시하는 9층 입구에서 아래로 찍으면 동심원 모습의 인생작품도 건진다.

▶여왕의 솔선수범, 퀸시리킷 뮤지엄= 시리킷 왕대비(91)는 2016년 서거한 태국 전 국왕 라마 9세의 왕비이자, 현 국왕 마하의 어머니인데, 태국 전통 직물 예술가이다. 피에르발망, 장루이스, 노이크리티폰(태국)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태국전통패션을 격상시켰다.

이곳은 그녀가 전통을 살리면서도 서구나 한국-중국-일본을 뛰어넘는 우아함을 갖추기 위해 연구와 토론 끝에 개발한 럭셔리 패션을 전시한다. 왕후 시절 빼어난 미모로 화제가 됐던 퀸 시리킷이 대외 행사 때 직접 입어, 세계인들 앞에 섰던 의상들이다.

퀸 시리킷과 피에르 발망은 실크로 된 연한 핑크 톤의 칵테일드레스(1961년), 카키색 톤의 이브닝드레스와 데이타임 앙상블(1964년), 보랏빛 이브닝 앙상블(1981년) 등을 만드는데 협업한다. 1995년 실크와 코튼을 활용한 데이터임앙상블 등은 장 루이스와 머리를 맞댔다.

시리킷 여왕은 현재 아흔을 넘긴 나이인데, 지금도 손수 짠 옷을 입는다고 한다. 지도자의 솔선수범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137 필라스 디자인에 영향을 준 짐 톰슨 뮤지엄에 들어서면 우리가 흔히 ‘동남아 색이네’라는 것 보다는 조선왕실의 은은한 의상 색감 또는 원색을 잘 쓰지 않는 중부유럽 풍 느낌이 드는, 연한 혼합색 파스텔톤 색감이 전시관을 장식한다. 여행자들이 “태국에 이런 색감이 있었구나”라고 놀란다.

이곳은 방콕의 지역 및 국제 예술 및 문화 커뮤니티의 안식처 역할도 하고, 아트 파티 등 아티스트의 사교장 기능도 한다. 세미나, 강의, 워크샵을 열고 아트 레지던스와 태국 직물 협회 사무실, 국경 없는 환경 보호 단체를 위한 공간을 포함한다.

다른 곳의 고택을 이건한 톰슨 하우스는 동서양 퓨전형 정원과 명나라 조각품, 벨기에 유리, 캄보디아 조각, 빅토리아 시대 샹들리에, 벤자롱 토기, 태국 석상, 버마 조각상, 한때 태국의 라마 5세 왕이 사용했던 식탁 등을 갖추고 있다.

▶더 커먼, 벤자키티 공원= 방콕 왓타나 구역 수쿰빗 로드에 있는 더 커먼은 예술 공간과 세련된 주점 등이 섞인 공간이다. 저녁이 되면 태국인, 외국인여행자들이 한데 어울려 술을 마시고, 쇼핑을 하는 곳이다. 도시재생 청년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키네스트 그룹이 운영한다.

지역브랜드 공방과 부티크, 웰니스공간, 반려동물숍, 식당, 바가 늘어서 있다. 벽면에는 다양한 문화예술 이벤트의 현수막도 걸려있다.

이곳에서 2.5㎞ 서쪽에는 오래된 빨간지붕 기차역에 착안해 지은 예술쇼핑공간 더 커먼 살라뎅이 있다. 역은 영화 ‘왕과 나’ 속에 나오는 영민한 왕자의 실제 인물, 라마5세 때 지어진 것이다. 살라뎅 건물은 독일 디자인 어워드 금상, 프랑스 쁘리베르사유 디자인상을 받았다.

더커먼과 룸피니공원 사이에 있는 벤자키티 공원은 호수와 녹지의 조화속에 주민과 여행자에게 맑은 공기와 안구정화 기회를 제공하는 도심 산소통이다. 호수에 방콕 마천루 고층빌딩이 반영돼 만들어진 데칼코마니는 또하나의 작품이다.

여의도 공원과 같은 22만평으로 호수 옆 녹지-습지 사이로 나무데크가 펼쳐져 있고, 고가산책로 하이라인에선 일몰을 보기 위한 글로벌 여행자와 태국 청춘남녀들이 몰린다. 일몰이 아니라도 이곳은 공원을 조망하는 포토포인트이다.

오전 10시~오후 4시, 137 필라스의 의전차량 ‘루이’를 타고 아트투어를 한뒤 석양을 보면서 쉬고나면, 137 필라스의 역동적인 칵테일 만들기 체험과 야시장 체험, 하루를 정리하는 스파가 기다린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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