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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욱 교수 “여성 징병제 찬성한다고 말한 적 없다”…국회 토론회 발언 '왜곡 보도'에 반발
국민의힘·성우회 토론회 발제자 참여
여성 징병제, 찬성 취지 발언으로 언론보도
"토론회 현장에서 여성 징병제 반대한다고 말했다"
성우회 사전 보도자료 "불순한 의도 있다는 생각"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과 성우회가 공동주최한 토론회. 성우회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황당합니다. 말려든 거 같습니다.”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가 ‘여성 징병제’와 관련해 언론에 보도된 본인의 발언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본인이 하지 않은 발언이 인용문으로 기사화되면서 그간 국방 전문가로서 일관되게 유지해온 여성 징병제에 대한 본인의 입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12일 헤럴드경제에 “여성 징병제는 사회적 혼란과 실효성 측면에서 반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최 교수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구절벽 시대의 병역제도 발전'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과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가 공동주최한 토론회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최 교수는 토론회에서 “남성 위주의 징집을 여성으로 확대하는 사회적 논의가 요구된다”며 “여성 인력은 부사관 및 장교의 모집인원을 더욱 확대함은 물론 여성 병 징집제도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토론회 현장에서 분명히 여성 징병제에 반대한다는 말을 직접 했다”며 “과거에도 이런 입장을 일관되게 말해왔는데 이번 언론 보도만 보면 토론회를 통해 갑자기 변절한 사람처럼 됐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성 징병제를 추진하는 단체의 이해관계와 여성 징병제 논란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 맞물려 이번 토론회가 기획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우회는 여성 징병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단체다. 이한호(예비역 공군대장) 성우회 회장은 토론회에서 “과거에는 출산율이 6을 넘어 여성을 징집하려야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출산율이 0.78에 불과하니 여성도 군 복무를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여성도 징집할 수 있도록 병역법을 개정하는 것은 당연히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여성 징병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김기현 당 대표는 사실상 ‘여성 징병제’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행보를 보여왔다. 김 대표는 여성들도 의무적으로 민방위 대원으로 편성되도록 하는 내용의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에 대해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안전은 뒤로한 채 전쟁을 부추기고 특정 세대, 특정 성별을 겨냥하는 포퓰리즘적 발상은 참담하다“고 비판했고, 여성계는 이런 시도가 선거 국면에서 젠더 갈등을 반복적으로 부추겨온 ‘여성징병제 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계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관계자는 "성우회는 사살상 정치적 집단이고 국민의힘 일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여성 징병제로 젠더 갈등을 다시 부추기려는 시도가 있는 거 같다"며 "발제자의 발언을 왜곡해 무리하게 이슈화를 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최병욱 상명대 교수.

여성 징병제를 찬성한다는 취지로 최 교수의 발언이 기사화된 배경에는 성우회의 사전 보도자료가 영향을 줬다. 성우회는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기자들에게 사전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두번째 발제 주제의 주요 내용으로 여성 징집제를 명시했다. 해당 보도자료에는 "장기적으로는 여성 병 징집제도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문장이 적혀있다. 토론회 두 번째 발제자가 최 교수다.

토론회 이후 성우회는 정정 보도자료를 다시 배포했다. 정정 보도자료를 통해 "발제자 최병욱 박사는 여성징집에 대한 주장을 한 바 없으며 토론과정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논의 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토론회 연사로 나가기 전에 사전 보도자료를 보고 어떻게 당사자의 검토도 받지 않고 이런 자료를 배포했는지 황당했다"며 "불순한 의도가 있었던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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