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게임방으로 변한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게임사회’ 개최
MoMA·스미스소니언 소장 팩맨 등 출품
팩맨, 1980,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 뉴욕현대미술관 소장, BANDAI NAMCO Entertainment Inc. 기증, 2012 [이한빛 기자]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팩맨, 테트리스, 언아더 월드, 마이스트, 심시티2000, 비브리본.

매우 익숙한 이 이름들은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지난 2012년 11월 컬렉션한 게임 리스트다. MoMA와 스미스소니언은 2010년대 초반 비디오게임을 미술관 컬렉션으로 소장했다. 게임이 과연 현대미술의 한 갈래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거세게 제기됐고, 이 논란은 지금도 유효하다. 과연 게임을 예술로 볼 수 있을 것인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비디오게임의 역사를 따라가며 게임의 영상 문법과 동시대 예술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조망하는 전시 ‘게임사회’를 12일 개막한다. 전시는 비디오게임이 세상에 나타난지 50년이 넘은 지금 게임이 예술이나 시각문화는 물론 우리 삶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짚어본다.

국립현대미술관 〈게임사회〉전시전경 [이한빛 기자]

게임기가 미술관을 점령했다. MoMA소장 ‘팩맨’, ‘심시티2000’, ‘마인크래프트’, ‘플로우’, ‘포털’, ‘플라워’를 비롯 스미스소니언 소장 ‘헤일로 2600’외에도 게임에 영감을 받은 현대미술작가 8명의 작품 30여점이 소개된다. 관람객들은 실제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이를 활용한 작품을 영상으로 만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코리 아칸젤 작가는 게임기의 카트리지(게임팩)을 해킹해 화면을 조각내고 재조합해 새로운 스토리와 영화적 서사를 구축하고(슈퍼 마리오 무비, 2005). 재키 코놀리는 심시티와 같은 게임 그래픽을 활용해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와 소외감을 재연한다(지옥으로의 하강, 2021). 몰입을 목적으로 하는 게임이건만 작가들은 의도적 거리두기로 관객들을 끌어낸다. 게임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닌 게임을 통해 우리 사회를 보는 것이 작품의 의도다.

작가들은 이미 우리 일상에 젖어든 게임을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도구로 또 현대미술 시각언어로 활용한다. 서울박스에 걸린 김희천의 대형신작 ‘커터3’는 미술관에서 일하는 시설과 직원의 캐릭터의 업무를 따라가지만, 중간엔 이 작품을 보고 있는 관객들의 얼굴이 캐릭터와 순간적으로 동기화 한다. 현실과 가상, 존재와 비존재, 리얼타임과 이미지 사이에서 실존의 문제에 대해 묻는다.

마인크래프트, 2011,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 뉴욕현대미술관 소장, Mojang 기증, 2013. 장애인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접근성 보조기기가 설치됐다. [이한빛 기자]
심시티 2000, 1993, 비디오게임 소프트웨어, 뉴욕현대미술관 소장, Eletronic Arts 기증, 2012 [이한빛 기자]

현대미술과 게임이 만나는 접점은 무척 흥미롭다. 그러나 사회적 문제로까지 떠오른 게임 중독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전시에선 판단을 유보한다. 전시를 기획한 홍이지 학예연구사는 “미술관이란 공간에서 현대미술 작품으로 인식되는 게임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일반적 게임을 받아들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시 소개되는 게임들은 국립재활원이 기획한 게임 접근성 보조기기와 마이크로소프트사 엑스박스의 접근성 게임 컨트롤러를 지원받았다. 장애·비장애인 누구나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9월 10일까지.ㄱㄱ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