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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 “박테리아 속 병원균 억제 성공”
- 이상엽 KAIST 특훈교수, 15종 박테리아서 병원균 독성 억제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박테리아는 김치, 된장, 술 등 식품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대사 공학을 통해 플라스틱, 영양제, 사료, 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산업용 세포 공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유익한 박테리아 외에도 다양한 감염성 질병을 일으키는 폐렴균, 살모넬라균 등 병원균이 있어 이들의 병원성을 억제하거나 사멸하도록 조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이스트(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사진) 특훈교수 연구팀이 그람 음성균과 양성균 모두를 포함한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표적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규 sRNA 도구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4월 24일 온라인 게재됐다.

sRNA는 대장균에서 표적 유전자를 억제하기 위해 합성 조절하는 효과적인 도구이지만 그동안 대장균과 같은 그람 음성균 외에 산업적으로 유용한 고초균이나 코리네박테리움 같은 그람 양성균에서는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그람 음성균과 양성균 모두를 포함한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표적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규 sRNA 도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우선 미생물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수천 종의 미생물 유래 sRNA 시스템을 검토했고, 그중 가장 높은 유전자 억제능을 보여준 고초균 박테리아 유래 sRNA 시스템을 최종 선정했고 이를 BHR-sRNA라고 명명했다.

박테리아의 유전자 억제를 위한 sRNA 도구 개발 모식도.[KAIST 제공]

BHR-sRNA 시스템의 범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양한 그람 음성균 및 그람 양성균 16종을 선정해 테스트했고, 그중 15종의 박테리아에서 BHR-sRNA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작동함을 증명했다. 또한 10종의 박테리아에서 기존의 대장균 기반 sRNA 시스템보다 유전자 억제능이 뛰어남을 증명했다. 이와 같이 BHR-sRNA 시스템은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효과적으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범용 도구임을 입증했다.

특히 BHR-sRNA를 활용해 병원 발생 감염균인 표피포도상 구균에서 항생제 내성의 원인 중 하나인 바이오필름 형성을 73% 억제할 수 있었고, 폐렴균인 폐렴막대균에서 항생제 내성을 58% 약화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또한 BHR-sRNA를 산업용 박테리아에 적용, 폴리아마이드 고분자의 원재료인 발레로락탐, 포도향 첨가제인 메틸안트라닐산, 청색 천연염료인 인디고이딘을 최고 농도로 생산할 수 있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기존에는 각각의 박테리아마다 유전자 억제 도구를 새로 개발해야 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박테리아에서 범용으로 작동하는 도구를 개발했다”며 “앞으로 합성생물학과 대사공학, 그리고 병원균 대응연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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