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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리더십, ‘뚝심 강한 바람의 파이터형’…경청·조율 병행해야” [용산실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 앞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대통령리더십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하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뚝심 강한 바람의 파이터형’으로 분류했다. 또 타협보다는 ‘정면 돌파’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청과 조율의 리더십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취임 후 지난 1년 동안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가장 적나라하게 표출된 5대 평가지표로 ▷청와대 이전 ▷국민의힘 전당대회 ▷내각 인사 ▷한미일 외교정책 ▷여야 관계를 꼽았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좌우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고 강적들을 각개격파하면서 적절한 타협보다는 최종 승부를 택하는 ‘바람의 파이터형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마치 헤비급 인파이터를 연상케 하고, 김영삼+노무현 스타일의 조합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리더십도 ‘재빠른 파이터형’”이라며 “양측은 파이터끼리 충돌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격돌 상황은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최 원장은 또 “윤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없는 검찰 출신 대통령이지만 1년 만에 집권당을 장악하고 여의도 정치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기존의 정치력이나 국정운영 능력과는 다른 특유의 ‘뚝심정치’ 때문이라고 본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뚝심정치’는 민주당과의 강경 투쟁, 이태원 참사, 국정지지율 하락, 거대 야당의 입법 강행과 거부권 행사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봤다. 민주당으로서는 기존의 여의도 정치스타일과 전혀 다른 리더십을 보여주는 윤 대통령이 상대하기 버거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 원장은 “윤 대통령과 야당 간의 ‘파이터형 리더십’의 충돌로 인해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며 “(이 과정에서) 경제적 리더십이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점에서 국민에게는 힘들고 고단한 1년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진두지휘하는 대세주도형’이라고도 봤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 이전, 국민의힘 당권, 이준석-유승민 등 도전자 제압, 한일 관계 개선 과정 등을 볼 때 ‘객관적 환경’보다 ‘개인적 역할’을 중시하고 상황을 장악하려는 대세주도형(Event-making type)이라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최 원장은 “대세주도형 리더는 작심하면 해묵은 기득권 정치나 부정부패를 단기간에 척결할 수 있고, 대내외 정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서도 “이런 지도자는 강한 추진력과 파격적인 변화와 같은 장점이 많지만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받기 때문에 경청과 조율의 리더십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핵관 논란’, 검찰 출신 중용, 관저정치 등에서 나타나듯 윤 대통령은 공적 관계보다 사적 관계를 중시하고, 개별 인간관계를 통해 집단 내부의 인화단결을 우선시하는 ‘인간중심형(Follower-oriented type)’에 가깝다”며 “경제 성과와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공적 관계와 목표를 중시하는 과업지향형 리더십을 좀 더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적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것 같지만 열성지지자들과 함께 진보적 가치와 목표를 추구하는 과업지향적 성향이 강하다”며 “문 전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진보적 가치와 이념적 목표를 훨씬 더 중요시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

‘지시적 위임형’ 역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 중 하나로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정부 정책을 추진할 때 본인이 목표를 정하고 관료들에게 어느 정도의 재량권을 부여하는 식이다.

최 원장은 “대통령이 모든 정책을 통제하는 ‘고전적 기술자형’이나 관료들이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관료적 기업가형’보다는 낫지만 참모들에게 좀 더 많은 재량권을 부여하는 ‘협상형’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여야 협치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또 “윤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하려면 자신의 리더십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뼈아프게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장점인 호방함과 과감성을 살려 민생·경제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되 단점인 독단적 성향을 극소화하기 위해 협상과 조정의 리더십을 보완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단순히 ‘대통령의 비서조직’이 아니라 ‘국정의 컨트롤타워’라는 각오와 역량으로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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