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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뼈와 살 녹이는 ‘악마의 비’…우크라 지옥도 펼쳐진 그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트위터에 올린 영상. 러시아군이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증거로 제시한 영상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소이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소이탄의 종류가 국제협약 사각지대에 있는 백린탄인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화염에 휩싸인 도시를 찍은 영상 한 편을 올리며 “러시아가 점령하지 못한 바흐무트 지역을 소이탄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이탄’(燒夷彈, incendiary bomb)은 사람이나 시가지·밀림·군사시설 등을 불태우기 위한 폭탄류인데, 항공 폭탄이나 로켓탄, 수류탄 등에 소이제를 넣어 폭탄으로 만든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트위터에 올린 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드론으로 촬영한 듯한 영상은 공중에서 소이탄으로 추정되는 공중에서 폭탄과 함께 흩뿌려지는 모습을 담았다. 도심 곳곳이 화염에 휩싸여 연기가 자욱한 모습이다.

국제법에 따르면 민간인 거주 지역이나 민간인 밀집 시설에 대한 소이탄 사용은 불법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미국, 중국 등 거의 모든 주요국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1949년 제네바협약과 1980년 유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에 이름을 올렸다.

BBC 방송는 해당 영상을 보도하며, 촬영 시점은 불분명하지만 장소는 바흐무트 도심 서쪽의 어린이 병원 인근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공격에 소이탄의 일종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지만, 그 종류가 백린탄인지는 특정할 수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해당 지역에 사용한 소이탄 종류는 러시아의 국제협약 위반 여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백린탄은 다른 소이탄과 달리 국제법 사각지대에 있다. 사용의 주된 목적을 ‘연막 형성’으로 둬 통제 영역 밖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전쟁이 시작된 뒤 줄곧 러시아가 마리우폴 포위 등 과정에서 민간 시설에 백린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국제 협약을 위반한 적 없다’고 맞서왔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州) 파블로그라드의 한 마을이 폐허로 변해 있다. 이날 포격으로 이 지역에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쳤다. [연합]

백린탄은 조명탄·연막탄으로 자주 쓰이지만, 백린탄은 화재나 화염을 이용해 목표물을 파괴하는 인명 살상도 가능하다. 산소와 접촉해 불이 붙으면 엄청난 열과 타올라 쉽게 꺼지지 않는다. 백린탄으로 사람 몸에 불이 붙으면 뼈와 살이 녹는 심각한 화상을 피할 수 없다. 붕대를 감았다 제거해 산소에 노출되면 또다시 불이 붙는 경우도 있는 끔찍한 폭탄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가 마리우폴 포위 등 과정에서 민간 시설에 백린탄을 썼다고 비난해왔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국제 협약을 위반한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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