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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시장 어쩌나” 건설기계업계, 깜짝 실적에도 불안요소, 왜? [비즈360]
1분기 중국 굴착기 판매량 급감…한국 기업들도 직격탄
중국 기업들 저가공세 본격화 “향후 글로벌 시장서 불안 요소”
수출 다변화 및 수익성 강화 전략으로 새판짜기 돌입
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국 생산법인이 지난 2020년 20만대 누적 생산을 기념하는 축하 행사를 열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내 건설기계업계가 ‘빅3’(HD현대인프라코어·HD현대건설기계·두산밥캣)를 필두로 북미 지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과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가 확대되면서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건설기계 시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굴삭기 중심으로 현지 전략을 전환하는 등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시장에서 굴착기 판매량은 2만8833대로 전년 동기(5만1920대) 대비 44.5% 줄어들었다.

한국 업체들의 판매량도 급감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1분기 76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1799대) 57.4% 감소했으며, HD현대건설기계는 같은 기간 544대를 판매해 지난해보다 44.1% 줄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경우 시장 평균을 하회하는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말 3.5%에서 올해는 2.7%까지 내려갔다. HD현대건설기계의 점유율은 1.9%로 작년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공정기계협회와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굴착기 판매량은 10만3000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2024년과 2025년 굴착기 판매량의 경우 올해보다는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지만 각각 12만5000대, 13만1000대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이는 팬데믹 초기였던 2021년(27만4000대)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 봉쇄 정책이 실시됐던 2022년(15만2000대)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 2020년에 29만3000대가 팔리면서 30만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 로컬(현지) 업체들이 소형 굴착기 등에서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소로 꼽힌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5t 이하 굴착기 장비의 경우 중국 현지기업들이 저가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한국 업체들은 직접적인 가격경쟁에 나서지 않고 중대형 장비 시장의 회복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중국의 굴착기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전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언제든 한국 기업들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도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새판짜기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올해까지는 중국 시장에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 정부에서 새로운 경기 부양 정책이나 부동산 규제 완화 계획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정책 변화 등을) 지켜보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 물량을 조절하고, 현지 생산한 물량에 대해서는 중국 이외의 해외 지역 판매로 전환하는 등 유연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중대형과 대형 장비 위주로 판매 전략을 다시 짜서 수익성을 방어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두산밥캣의 경우 다른 두 업체와 달리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해 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두산밥캣은 1분기 매출 2조4051억원, 영업이익 369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매출(46.6%)과 영업이익(90.2%)이 모두 늘었다.

미국 등 현지에서 빅3 업체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북미 지역은 글로벌 건설기계 판매량의 약 24%를 차지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블루위브컨설팅에 따르면 북미 건설기계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을 소비 대국 관점에서 봐왔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기업들의) 공장 투자·신재생·인프라 투자의 특수를 오히려 우리가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지금의 북미 인프라 시장 호황이) 2010년 전후 중국에 버금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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