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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점 지났다는데 반등 않는 석화업계…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그래서 언제? [비즈360]
주요 석유화학업체 1분기 실적 부진
연초 일시 회복세 보였지만 재차 조정
리오프닝 효과 더디지만 점진적 개선 기대
향후 중국 낙수효과 기대 어렵다는 지적도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롯데케미칼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중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수요가 늘면서 생산량이 회복되는 등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요가 갈수록 강해지면서 전반적인 시황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5월)

석유·화학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이 계속된 영향이다. 지난해 최악을 찍고 저점은 지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지만 반등의 실마리는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기대를 걸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미미했다. 지난해 12월 내놨던 장밋빛 전망이 반년이 되도록 바람에 그쳤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2분기부터는 수요 회복이 나타나겠지만 중국 자급률 상승 등으로 업황 턴어라운드는 연말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업체는 올해 1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선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1분기 영업손실 50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정기보수 이후 가동률 상승 등으로 적자 폭(1660억원)은 줄었지만 2분기 연속 적자를 피해가진 못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1분기 영업이익이 3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6.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급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면서 1분기 만에 분기 적자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주력 제품의 판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회복은 더뎠던 것으로 분석된다.

효성그룹 화학 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9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4.7% 감소했다. 특히 기초 유분을 주로 생산하는 효성화학의 경우 1분기 453억원의 영업손실로 6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더딘 수요 회복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SKC 화학 부문 역시 1분기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전 분기 대비 손실폭은 대폭 개선됐지만 주요 제품의 시장 가격 약세 영향이 컸다.

오는 11일 실적 발표를 앞둔 롯데케미칼의 경우 4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전통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이 큰 만큼 업황 개선 지연에 따른 타격도 컸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영업손실을 1000억원대 중반 선으로 예측하고 있다.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전경. [LG화학 제공]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제품 수요 부진에 공급 과잉까지 이어지면서 주요 업체의 실적이 되살아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값)가 소폭 개선되며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재차 조정돼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리오프닝 수요 증가 전망에 따른 선제적인 재고 축적 수요와 다운스트림 가동률 상승의 영향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는 시점에 재고 축적 수요 역시 감소하며 둔화를 기록했다”며 “올해 역내 대규모 증설 물량 유입과 중국 자급률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점진적인 시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영향이 예상보다 더디지만 개선 방향성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전·건설 등 전방산업의 계절적 성수기가 접어드는 만큼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리오프닝 효과는 서비스업과 필수소비재를 중심으로 먼저 나타나고 투자·부동산, 경기소비재 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유의미한 변화는 하반기 이후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부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야 본격적인 미드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한 것은 물론 중국의 화학 자급률 상승, 고도화·복합화 추진 등에 따라 중국 내 수요 개선이 우리나라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 비중에서도 가장 큰 중국의 자급률 증가와 수요 성장 둔화는 화학업계에는 위기”라며 “범용 제품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스페셜티 제품군으로의 방향성 선회 등 업계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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