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현지 생산 체제 구축 필수
중국 고객사 확대·분리막 흑자전환, 자신감↑
SKIET 폴란드 현지 생산공장 전경. [SKIET 제공]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이차전지 분리막 사업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북미 시장 진출이 한층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현지 생산 구축이 필수가 된 가운데. 연내 공식 발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IET의 북미 시장 진출 결정은 사실상 카운트다운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 3월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세부 지침’에서 분리막이 배터리 부품에 최종 포함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하는 핵심 부품이다.
배터리 부품이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 현지에서 제조·조립한 비율이 올해 기준 50% 이상을 충족해야 하며, 이 비율은 매년 10%씩 높아진다. 2029년부터는 100% 현지 생산된 부품에 대해서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SKIET 관계자는 “현재 북미 시장 진출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고객사 상황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진출이 필수적이고, 북미산 배터리 부품 사용 비율이 90% 이상 요구되는 2028년 전후가 본격적인 진출 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리막 부문의 실적 개선과 대내외적인 사업 환경 변화도 SKIET의 의사결정을 더욱 앞당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전날 1분기 실적발표에서 SKIET의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사업은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용 개선과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SKIET는 지난 1일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9위 기업 신왕다와 배터리 분리막 공급 등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고객사 확대와 중국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SKIET는 현재 중국에서 IT·전자제품용 분리막을 신왕다그룹에 공급하고 있다. 이번에 그 영역을 전기차 배터리 분야로 확대한 것이다. 신왕다의 전기차용 배터리 주요 고객사는 지리자동차·동펑자동차·상해자동차·볼보·폭스바겐 등이 있다.
SKIET의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타임라인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지 생산 타임라인을 맞추기 위해서는 사실상 올해 안에 SKIET가 북미 시장 진출에 대한 의사결정을 마무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의사결정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현지 인허가와 공장 건설이 시작된다. 이어 2027년에는 준공 및 램프업(Ramp-Up·생산량을 늘려가는 과정)에 돌입하고, 2028년부터는 현지에서 본격적인 상업 생산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늦어도 28년까지는 분리막 생산 현지화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고객사들의 북미 현지 진출 요구가 확대되는 가운데 분리막 업체 입장에서 높은 현지 진출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장기공급계약 체결, 우호적인 계약조건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IET의 북미 투자 결정을 위한 변수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핵심 고객사의 확보와 원가절감 여부,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 변화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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