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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웰니스, 뛰는 이들<49>] 유리조형과 함께 몸과 마음의 치유, 어떠세요?
대부도 유리섬이 선사하는 국내 최고의 유리공예
친장애인, 친환경 문화시설…10년간 120만 관람
이색적인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 작품 상시 전시
김동선 유리섬 관장 “세계적 문화시설에 자부심”
문화예술 공간인 대부도 유리섬의 한 이미지.

[전문]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행복(happiness)·건강(fitness)의 합성어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개념으로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들어 국민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애주기별 다양한 지원정책과 함께 신체·정신건강 증진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19 등 감염병 시대,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민들이 보다 일상의 행복을 더 누리는 것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분위기다. 헤럴드경제는 이같은 맥락에서 국민 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를 발굴 중이다. 특히 ‘웰니스 행정’을 표방하면서 관련 산업 복지를 증진키 위한 ‘웰니스 프런티어’ 인물들과 기관의 노력도 연속으로 소개 중이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정리)·글=김민영 웰니스팀 차장]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위치한 무라노(Murano)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곳으로 꼽히는 대부도 유리섬(Glassisland).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서해안 갯벌과 인접해 하루 두 차례 바닷물이 빠지면서 드러나는 경관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유리섬은 4만3000㎡의 넓은 부지에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유리조형 작가들의 예술혼이 녹아 숨쉬는 공간이다. 환상적인 유리조형 작품과 함께 아름다운 일몰, 서해갯벌이 장관으로 어우러진 문화체험장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유리섬은 국내를 대표하는 친장애인, 친환경 문화시설로 사회복지단체에서도 방문 선호도가 매우 높다. 지난 10년 간 누적 120만명이 관람했을 정도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을 정도다. 7명의 작가를 비롯해 총 12명이 운영에 동참하고 있는 이곳에는 그동안 30회에 걸친 기획전시, 5회의 국제교류전을 열었다.

유리조형작가이자 화가인 김동선 유리섬 관장은 “지난 2008년 3월 저를 포함해 정정훈 작가 등 뜻을 함께하는 4명이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작은 공장건물을 임차해 유리공방을 연 것이 유리섬 역사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리조형예술은 지난 3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괄목한 성장과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그동안 작은 유리공방을 찾는 많은 방문객과 체험학습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모습에 안타까웠던 이들은 2010년 가을 큰 결심을 했다. 김 관장은 “당시 대부도 바닷가는 악취에 쓰레기 더미가 쌓인 폐염전 부지였다”면서 “이후 2년 간 구슬땀을 흘린 끝에 지금의 유리섬이라는 세계적 문화시설을 갖추게 됐다”고 했다.

유리섬이 제대로 모습을 갖추면서 고품격 미술관으로 거듭나자 마을주민들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주민들은 유리섬을 조각한 작가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대부도 명물 포도상자를 들고 직접 인사하러 오는 이들도 있었다고.

유리조형작가이자 화가인 김동선 유리섬 관장이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유리섬은 지역사회와 협력프로그램도 제안해 그림공모전과 함께 유리공예작품전을 동시에 개최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성취의 꿈을 제공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 관장은 유리조형예술가와 협업해 멋진 공예품으로 변신한 자신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찾아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설립 당시부터 장애를 지닌 공동체 구성원들이 언제든 편하게 방문하고 관람하며 체험에 식사까지 할 수 있도록 시설을 조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 관장은 “장애인 단체, 복지시설 소속 등 사회적 약자에게 친근한 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물론 유리섬에도 어려운 시기는 있었다. 2014년 4월 세월호사고가 발생하면서 약 100일 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방문객이 없는 사실상 휴업상태를 맞았던 것. 이후 2015년 메르스, 최근 2년 이상은 코로나19 대유행의 긴 터널이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참담한’ 시기를 지나게 됐다. 그럼에도 유리섬 작가들은 이 기간에도 꾸준히 작품을 준비하면서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유리섬은 파쇄된 유리를 재활용해 ‘버블유리’를 개발, 특허 및 건축자재로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올해 봄에는 팔순이 넘은 재불화가 김인중 신부와 인연이 닿아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을 함께 하고 있다. 이색화가, 이색사제라고도 불리는 김인중 신부의 경당(Oratorium)이라는 작품은 이미 유리섬 미술관 조각공원에서 독특함을 자랑하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회화뿐 아니라 비움과 채움, 명상과 기도의 메시지가 함유돼 있어 유럽의 샤갈과 비견되며 ‘빛의 화가’라 불리고 있다고. 유리섬 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도 상설 전시를 하고 있다.

김 관장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유리섬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안산시, 경기도와 함께 또 따른 10년을 설계하겠다”고 했다.

minkim81@heraldcorp.com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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