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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하이퍼튜브 생활권

우주를 달리는 기차,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개인 우주선이 나오는 공상과학영화는 마치 미래를 미리 알려주는 것 같다. 불과 몇 년 전이었다면 상상 속 꿈의 교통수단으로 보였겠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더 가까이 그 세상으로 가고 있다.

원하는 곳으로 빠르게 가고 싶은 욕구가 첨단 기술과 만나 새로운 미래를 실현하고 있다. 꿈의 수송수단으로 혁명처럼 조명되고 있는 초고속열차 하이퍼튜브는 시속 1200㎞로 달려 서울과 부산을 20분대에 주파할 수 있다. 열차가 고속으로 주행할 때 가장 큰 문제인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기저항이 없는 튜브를 만들고, 튜브 내에서 자기력으로 차량을 부상해 추진시키는 방식으로 마찰저항 또한 최소화해 시속 1000㎞ 이상 주행을 가능하게 해 진공 탄환열차로도 불린다.

기본 개념은 2000년대 초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처음 소개했지만 최근 주요국을 중심으로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유럽은 여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관련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국은 2018년 네바다사막에서 무인 실험차량으로 시속 384㎞의 속도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2인승 유인 차량으로 시속 172㎞의 주행시험에 성공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은 실제 크기의 차체를 개발해 연구 중이다. 네덜란드는 유럽의 대표 주자로 30m 길이의 튜브에서 하이퍼튜브차량 분기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중국도 지난 1월 210m 길이 구간에서 시속 50㎞ 속도로 테스트를 했다는 보도를 했다. 각국 정부도 하이퍼튜브 기술개발과 도입을 위한 관련법률 및 규제개선, 안전과 기술표준 마련 등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하이퍼튜브는 기술개발 선두그룹에 속한다. 필자가 재직 중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2008년부터 하이퍼튜브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충북 오송의 철도완성차종합시험센터에 150m 단거리 시험선을 구축하고 하이퍼튜브의 차량기술이 되는 초고속 자기부상 시제 차량을 개발했다. 2018년 17분의 1 크기의 아진공 기밀 튜브를 개발했고, 2020년에는 0.001기압 환경의 축소형 튜브에서 시속 1019㎞를 돌파했다. 이어서 차량의 엔진에 해당하는 핵심 장치인 초전도 전자석을 이용한 추진기술을 개발해 단거리 주행시험에 성공했다. 현재는 차량의 초고속 주행 안정화장치, 추진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초고속 추진전력 제어기술, 복합 소재 하이브리드 튜브 기술개발 등 연구가 진행 중이다.

나들이하기 좋은 봄날이 이어지고 있다. 4월은 과학의 달이면서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든 고속철도 KTX가 만 19세 성인이 되는 때이기도 하다. 1899년 시속 20㎞로 달리기 시작했던 증기기차가 2004년 시속 300㎞의 KTX로 거듭났고, 지금은 비행기보다 빠른 속도를 꿈꾸고 있다.

하이퍼튜브는 메가시티 간 연결, 대중교통의 편리한 이용성과 정시성, 탄소배출을 줄이는 초고속 친환경 교통수단의 역할까지 부여받고 있다.

하이퍼튜브 생활권이 되면 수도권 인구집중은 이제 옛말이 될 것이다. 서울~부산 출퇴근은 물론이고, 설악산에서 점심을 먹고, 광주에서 오후업무를 본 뒤 전국 어디에 살든 저녁은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미래 우리 생활은 바로 지금 개발되고 있는 과학기술이 만든다. 인류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우리 과학자들의 연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한석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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