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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릭스’ 새 결제통화 진짜 나오나…힘 받는 ‘탈달러’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최근 세계 무역을 지배하는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를 갖추자고 촉구하며 친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룰라 대통령이 지난해 말 대선에서 승리하며 지지자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블룸버그]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미국 달러의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가 도전 받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들의 모임인 브릭스(BRICS)가 달러를 대신할 무역 결제 화폐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미국 국제관계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PF)는 브릭스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미국은 물론 주요7개국(G7)의 GDP를 넘어섰다며, 브릭스의 공동 화폐가 나오면 실제로 글로벌 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 강력한 대체 통화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는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관련 방안이 논의될 예정으로 알려진다.

위안화는 과도기적…브릭스 무역용 새화폐 발행 가능성 높아

일각에선 위안화가 브릭스의 공용 화폐로 쓰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러시아가 중국과의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늘리고 있고, 브라질 역시 최근 위안화 무역 결제를 시도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PF는 브릭스가 아예 새로운 결제 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국제 무역에서 위안화 비중은 4.5%에 불과한데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인해 중국과 대부분의 교역을 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경제적 종속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러시아는 중국과의 양자 무역에서는 위안화를 쓰지만, 중국과의 무역에서 얻은 수익금을 다시 달러로 예치해 다른 국가와의 무역에서 사용한다.

중국과 지정학적 갈등관계에 있는 인도, 라틴아메리카 대륙의 패권국인 브라질 등도 중국 위안화로의 편입을 달가워할리 만무하다.

결국 브릭스 국가들이 완전한 ‘탈(脫)달러’로 가는 방법은 새 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PF는 중국과 러시아가 무역에서 모두 새 화폐를 쓴다면 중간 다리로서 달러의 역할도 불필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3개 대륙에 산재한 BRICS…역내 무역만으로도 자급자족

브릭스의 새 화폐는 유럽연합(EU)의 유로화와는 본질적으로 그 역할과 파장이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EU는 서로 영토가 밀접한 국가간의 연합으로 생산하는 상품이 비슷하다. 유럽의 여러 선진국이 모였음에도 경제적 파워 면에서는 힘을 못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실제로 지난해 유로존은 4760억달러(635조9360억원)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브릭스는 지리적으로 넓게 분포돼,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서로 교역할 수 있어 역내 무역만으로도 자급자족이 가능하다.

브라질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인도는 남아시아에서,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각각 경제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의 맹주이기도 하다.

거의 전세계 국가들이 브릭스와 거래할 의향이 있을테고, 혹여 브릭스와 수교를 안했더라도 제3국을 통해 얼마든지 수출과 수입이 일어날 수 있다.

아울러 브릭스는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보유고에 안전자산을 쌓아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 자금에 기대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기축통화가 되는 데 가장 필수적인 사안이다.

달러의 몰락?…세계의 다극화 시작일 뿐

브릭스의 새 화폐가 제대로 작동하기엔 한계가 많다. 내수용이 아닌 국제 무역에서 사용될 화폐이기에 5개 국가의 중앙은행은 내수용과 무역용 이중으로 화폐를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과제를 떠안게 된다. 브릭스 회원국 간의 지정학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인도와 중국과 같은 국가는 국경 분쟁 등으로 안보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된다.

브릭스의 새 화폐가 달러를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힘들다. PF는 브릭스 화폐는 세계 최대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 뿐이라며, 브릭스가 탈달러를 이룬다 해도 세계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달러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를 완전히 밀어내기보다는 세계 경제 질서의 다극화로 봐야 한다고 PF는 강조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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