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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혼자서 침대 ‘번쩍’ 가능해?” 사진에 비밀이 숨어 있다
[페이퍼팝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지금 이 여성이 들고 있는 건 바로 침대 프레임이다. 침대 프레임은 건장한 성인 남성도 쉽게 들지 못한다. 하지만 사진 속 여성은 홀로 거뜬히 침대 프레임을 옮기고 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비밀이 보인다. 이 프레임은 사실 나무 재질이 아니다. 바로 종이다.

이사가 잦은 1인 가구엔 특히 유용할 수 있다. 침대, 책상 등도 홀로 움직일 수 있고, 다 쓰고 버리더라도 90% 이상 재활용되니 환경에도 좋다.

종이 가구를 만드는 스타트업 페이퍼팝은 박대희 대표(37)가 식품 포장재 회사에서 일하다 찾은 아이디어다. 박 대표는 포장재로 사용하는 종이가 꽤 좋은 품질을 갖고 있는데 한 번만 쓰고 버려지는 것이 아까웠다고 한다. 이 종이를 이사가 잦은 1인 가구나 자취생을 위한 가구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해 2018년 창업했다.

박 대표가 강조하는 종이 가구의 장점은 우선 가볍다는 것. 종이로 돼 있기에 여성 혼자서도 책장, 책상을 어렵지 않게 옮길 수 있다. 페이퍼팝 온라인몰에 소개된 종이 책상의 경우 무게가 4㎏ 정도. 다른 제품들도 대부분이 5㎏ 내외다.

페이퍼팝이 제작한 종이 가구[페이퍼팝 홈페이지]

종이로 만들어져 약할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구로서 손색이 없을 만큼 튼튼하다. 페이퍼팝 가구는 골판지가 원료지만 일반골판지(3㎜)보다 2배 이상 두꺼운 8㎜다. 여기에 격자구조로 튼튼함을 더했다. 페이퍼팝에서 만든 침대 프레임은 300㎏의 무게도 견딘다고 한다.

종이로 만들어 저렴하다. 기존 가구의 10분의 1 수준이다.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책장은 2만원 정도. 가장 비싼 침대 프레임도 9만원이면 살 수 있다.

대학생 A(24)씨는 “친구들과 한강공원이나 야외 콘서트에 갈 때 챙겨가곤 한다”며 “가볍고 디자인도 예뻐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거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종이지만 물에도 강하다. 발수코팅 처리로 물을 튕겨낸다. 물이 묻으면 수건 등으로 닦아내기만 하면 된다.

페이퍼팝이 제작한 종이 가구[페이퍼팝 홈페이지]
박대희 페이퍼팝 대표['GREEN WITH 유' 유튜브 화면 갈무리]

무엇보다 종이라는 점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박 대표는 “제품의 95%가 재활용되고 있다”며 “가장 재활용이 쉬운 크라프트지를 사용하는데 표백되지 않은 크라프트 펄프는 잘 찢어지지도 않고 따뜻한 색이어서 인테리어적으로도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종이 가구는 버리더라도 또 다시 재활용되는 비율이 높고 땅에 묻어도 생분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페이퍼팝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페이퍼팝이 종이 가구로 폐기 자원 절감한 양은 1065톤에 이른다. 지난 해 서울에서만 연간 1000톤의 가구가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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