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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해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국내 종합상사들이 올해 1분기에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에너지·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로 트레이딩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면서 업체별로 실적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상사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현대코퍼레이션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LX인터내셔널과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포스코인터내셔널의 1분기 매출액은 9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23.7% 늘어난 267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를 웃돌 전망이다. 유연탄 가격 하락에 따른 호주 나라브리 광산의 수익성 하락에도 철강 트레이딩 수익성 개선으로 상사 부문이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사업 부문별 평가가 수익성 위주로 바뀌면서 저마진 트레이딩 수주도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코퍼레이션의 경우 분기 기준 최대 이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8000억원, 23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8%, 6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되면서 승용부품 부문 등에서 매출 회복 흐름을 보인 데다 기존 중남미, 중동, 중앙아시아 등에서의 수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LX인터내셔널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9300억원, 1444억원으로 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GAM 광산 생산량이 늘었지만 천연가스와 유연탄 가격이 하향 안정화된 데다 해상 운임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자원·물류 부문에서 영업이익 급락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전사적으로는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상사 부문에선 이익이 크게 줄 것으로 점쳐진다. 상사 부문 1분기 매출액은 4조610억원, 영업이익은 45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영업이익 기준 지난해보다 76.3% 급감한 수치다. 품목 효율화 등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달성했지만 전년 대비 상품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트레이딩 마진 감소로 전체 이익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상사 4사의 상이한 실적 흐름은 대외환경이 매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상사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원자재별 가격 움직임 등에 따라 업체별로 마진 등락도 달라진 셈이다.
아울러 최근 각 업체의 신사업 투자 확대에 따른 성과가 반영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상사업계는 중개무역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자체 사업 부문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시장 전망을 유보적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축소로 전반적인 물동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신사업을 중심으로 얼마나 견고한 성과를 내는지가 앞으로의 실적 향방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에너지 흡수 합병을 기점으로 종합사업회사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 부문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사업 확대 등의 밸류체인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소재·신재생 사업 확대를 위해 한국유리공업과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했으며 인도네시아 내 니켈 광산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시너지가 기대된다.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미국 캘리포니아·텍사스 등에서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대코퍼레이션의 경우 일본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자동차 부품업에 진출하는 등 신사업 확대를 구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사업계가 체질 개선을 위해 기업 인수합병, 지분투자 등을 통해 다양한 신사업을 전략적으로 개척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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