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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주중 韓대사에 “항의했다” 뒤늦게 공개 …尹대통령 '대만 발언' 관련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1일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이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에 반대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중국주재 한국대사에게 항의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에 이어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막말에 가까운 거친 표현을 사용한 데 이어 항의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는 등 연일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새벽 홈페이지를 통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20일 명령에 따라 한국 지도자의 대만 문제 관련 잘못된 발언에 대해 정재호 주중대사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뜻하는 ‘엄정한 교섭’을 한국에 제기했다고 밝혔지만 당시에는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은 특히 이번에 항의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지난해 8월)과 미중 풍선 갈등(지난 2월) 당시 중국이 주중미국대사를 초치하거나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을 때 사용한 ‘명령에 따라(奉命)’라는 표현을 썼다.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발표에 따르면 쑨 부부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한 뒤 “이 발언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중국 측은 엄중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영토의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다.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 자신의 일로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간섭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해협 정세 긴장의 근본 원인은 대만 내 독립 세력이 외부 세력의 지지와 방임 속에 분열 활동을 진행했기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쑨 부부장은 또 “한국 지도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대만 문제를 한반도 문제와 비교했다”며 “북한과 한국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격이나 경위가 전혀 달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 측이 중한수교 정신을 성실히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며 대만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정 대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한국은 일관되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며 한 문장만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의 일”이라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거칠게 반발했다.

이에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저녁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중국은 한국 외교부가 싱 대사를 초치하던 것과 비슷한 시간에 유선으로 정 대사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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