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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우크라 군사지원’ 발언 후폭풍…“최악은 中 반사이익” [전문가 진단]
“러시아 내 한국 기업 위축…中 커질 것”
“경제 재재땐 러 데미지가 더 크다” 분석
“탄약류 지원 가능성”…우회지원 논란 지속
러 “적대 행위”…美 “동맹 약속 진지하게 여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시사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러시아의 즉각 반발 후 한-러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러 관계 악화 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인도적·재정적 지원을 하는 한편, 필요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논의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안정적인 한-러 관계 사이 균형에 방점을 두고 대외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발언에 대해 국제사회도 즉각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는 “반러시아 행위”라는 표현을 쓰며 북한에 대한 우회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고, 미국은 “훌륭한 동맹이자 친구”라며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 이뤄질 시 미칠 영향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한 러시아 전문가는 “식량, 에너지, 반도체 소재, 가격 교란 등 러시아가 한국에 가할 수 있는 경제적 압박과 ‘북·중·러’ 동맹 강화 등 군사적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한-러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중국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라시아 지역의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나 활동이 위축되면 최악의 경우 이 공간을 전부 중국이 먹을 것”이라며 “러시아로부터 직접적으로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어도 우회적으로 중국의 역할이 커지고 상대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활동 공간이 좁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력 규모를 근거로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오히려 우리가 러시아를 경제 제재했을 경우에 러시아가 겪는 데미지가 훨씬 더 크다고 봐야 된다”며 “책임 있는 강대국으로서, 중추 국가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마땅히 해야 할 조치였는데 늦은 감이 있다 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실제 군사적 지원이 이뤄질 경우,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인 ‘글로벌 중추 국가 도약’에 있어서도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우리 정부가 향후 우크라이나에 할 수 있는 군사적 지원 수단으로 현재 유력하게 떠오르는 것은 바로 ‘탄약’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초에는 ‘미국이 알아서 하라’라며 우리가 넘겨놨던 탄약류 등에 한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위원은 “실제 무기체계까지 넘어갈지는 또 봐야 할 것”이라며 “그건 우리가 러시아에 대해서 쥐고 있는 또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국내에선 정부가 155㎜ 포탄을 반출해 ‘우회 지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전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미군이 작년부터 ‘전시 비축탄이 너무 부족하다’는 얘기를 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또 “미국의 재고 포탄까지 다 가서 100만 발을 소비한 것”이라며 “심지어는 한반도, 대한민국에 지금 미군이 저장해 놓고 있는 전시 비축탄까지 갔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군사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인터뷰가 보도된 후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무기가 어디에서 오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반러시아 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드미트리 대변인의 발언 관련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조약 동맹이며 그 약속을 매우 매우 진지하게 여긴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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