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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웰니스, 뛰는 이들<45>] 치유농업, 그것이 바로 복지입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지원 원장 인터뷰
치유라는 가치를 농업을 통해 제공하는 것
원예특작산업은 풍요+여유 국민행복 견인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에 힘을 보탤 것“
특용작물 드림팀 구성…청년농업인 지원 주력
과학원은 채소, 과수, 화훼, 인삼, 약용작물, 버섯 등 원예특용작물에 대한 품종 육성, 생산저장기술개발을 비롯해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부가가치 향상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지원 원장을 만나 과학원의 다양한 역할과 비전에 대해 들었다.

[전문]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행복(happiness)·건강(fitness)의 합성어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개념으로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들어 국민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애주기별 다양한 지원정책과 함께 신체·정신건강 증진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19 등 감염병 시대,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민들이 보다 일상의 행복을 더 누리는 것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분위기다. 헤럴드경제는 이같은 맥락에서 국민 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를 발굴 중이다. 특히 ‘웰니스 행정’을 표방하면서 관련 산업 복지를 증진키 위한 ‘웰니스 프런티어’ 인물들과 기관의 노력도 연속으로 소개 중이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정리)·글=양정원 웰니스팀장]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장 이지원, 이하 ‘과학원’)은 ‘씨앗은 그 자체가 하나의 우주’라는 말을 남긴 고(故) 우장춘 박사를 초대원장으로 1953년 부산 동래에서 ‘중앙원예기술원’으로 출범했다.

이후 1962년 설립된 농촌진흥청의 소속기관으로 원예시험장, 원예연구소 등을 거쳐 2008년 지금의 명칭으로 개편됐다. 2015년까지는 경기 수원에 위치했고, 이후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올해는 과학원이 개원 7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다.

과학원은 채소, 과수, 화훼, 인삼, 약용작물, 버섯 등 원예특용작물에 대한 품종 육성, 생산저장기술개발을 비롯해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부가가치 향상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요자 중심의 신품종 개발, 수급 안정, 수출 지원, 수확 후 관리에서부터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식의약 소재 개발, 기후변화 대응, 도시농업과 치유농업 등으로 연구범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지원 원장을 만나 과학원의 다양한 역할과 비전에 대해 들었다.

-치유농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도입 배경은.

▶치유농업은 국민 건강회복, 유지, 증진을 위해 농업·농촌 자원과 이와 관련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그 본질은 치유라는 가치를 농업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손가락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같은 도구를 반복 연습할 경우 뇌는 금세 흥미를 잃게 된다. 하지만 식물을 옮기고 심는 작업을 하거나 모양, 크기, 색이 다른 작물을 활용한다면 집중력을 발휘해 작업을 지속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발견했나.

▶무엇보다 녹색식물은 인간의 몰입도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통계청의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1년 집계한 우리 국민의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5.9점으로 OECD 38개국 가운데 36위 수준에 머물렀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 또한 2021년 기준 26.0명으로 전년 대비 0.3명 늘었다. 자살 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과 같은 생활습관성 질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과학원은 치유농업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식물 치유효과 발현 원리를 검정하는 연구와 연령, 직업, 건강상태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 자원도 개발해 보급 중이다. 실제로 식물을 기르며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초중기 암환자와 학교에 적용한 결과, 암환자의 우울감이 45% 줄고, 스트레스가 34%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학부모, 자녀가 함께 식물을 기르는 활동에서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자녀의 자존감과 정서적 표현은 증가하는 효과도 확인했다. 최근에는 생활습관성 질환대상자를 대상으로 모종 심기, 꽃과 채소 가꾸기, 콩 수확 등을 진행한 결과 참여자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28.1% 줄고, 허리둘레가 평균 2㎝ 가량 감소하는 변화를 확인했다.

-최근 청년농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농업의 가장 큰 위기요인 중 하나인 농가인구 감소, 농촌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농업인의 적극적인 농업 참여가 매우 절실하다. 정부도 2027년까지 청년농업인 3만 명 육성을 목표로 영농 정착과 기술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농촌진흥청도 이에 발맞춰 창농 준비부터 정착, 기술창업까지 필요한 모든 정보(정책, 창업, 영농기술, 법률, 세무)를 제공하는 ‘똑똑! 청년농부’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청년4H 회원 확대 및 품목 중심의 ‘청년농업인 네트워크’를 조직화하고 있다. 또 맞춤형 전문교육과정 개설, 청년농업대학 운영,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기술협업을 통한 기술창업 보육기반 확대 및 생산제품 품질관리 컨설팅 지원 등 청년농업인의 창농·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과학원도 적극 힘을 보태고 있다고 들었는데.

▶특히 원예특작 분야에 관심이 큰 청년들이 전문농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현장의 애로사항과 아이디어를 즉각 반영할 수 있는 현장실증 연구과제에 청년농업인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농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관심이 많은 청년농업인 수요를 반영, 가공상품 개발을 위해 전문가 컨설팅, 포장재, 소비자 평가, 관련 인증 컨설팅 등을 지원 중이다. 특히 특용작물 분야 청년농업인을 육성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자 ‘특용작물 드림팀’을 구성해 지원하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원계획 수립 및 지원활동 수행 등 단계별 계획에 맞춰 청년농업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 청년농업인과 분야별 전문가를 연계하는 품목별 네트워크를 구성(13개 품목, 250명)해 SNS를 통해 최신 연구정보, 현장 동향,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있다.

-최근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지역소멸이 거론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 유지를 위해 원예특작 분야의 역할이 기대되는데.

▶산업혁명 이후 농업의 역할은 줄어들고, 농촌 인구는 도시로 유입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농업은 산업 중심에서 멀어지고, 농업인 소득은 도시민보다 낮아지며 생산의 근간인 농촌은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전국 지자체의 50%인 113개 지역이 소멸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농촌의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46.6%, 40세 미만 경영주는 1.2%로 매년 감소하고 있어 농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 기계화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농업 기술 보급이 중요하다. 노지 스마트팜은 양파, 마늘, 배추 등을 중심으로 재배 전과정에 자동화, 기계화, 디지털화 등을 위한 요소기술을 개발 중이다. 과수는 사과를 중심으로 양·수분 관리, 수확량 예측, 기계 적화·적과, 무인 자동예찰 및 방제 연구 등 스마트과원 조성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시설에서는 실시간 작물의 생육과 생리 상태를 자동으로 측정 모니터링하는 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 온실관리 플랫폼의 온실환경 제어 알고리즘과 운영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 밖에 어떤 계획을 수립 중인가.

▶시장 경쟁력, 기후변화에 대응한 맞춤형 품종 육성과 보급에도 힘을 쏟고 있다. 육종 단계부터 간편 소비, 기능성, 내재해성 등 소비자와 농업인의 수요를 반영하고, 재배 전문가의 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선발된 품종의 효율적 보급과 정착을 위해 신품종 거점 생산단지 조성도 지원하고, 유통전문가와 함께 마케팅을 지원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품종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6대 과종의 신품종을 주산지 현장에서 검증하는 연구체계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7toy@heraldcorp.com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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