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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장연 시위 재개에 지하철 MZ노조 화났다…“더 이상 감당 못해”
20일 전장연 시위 재개에 올바른노조 항의 기자회견
“보안관, 일반 직원, 역무원, 청소노동자도 피해”
서울교통공사, 3년간 시위 관련 민원 9447건 접수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선량한 시민들 이동권 방해하는 지하철 점거 시위를 중단하십시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향한 폭행, 폭언 행위도 사과하십시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140여개 단체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자 MZ세대가 주축인 서울교통공사의 제 3노조, 올바른 노동조합이 항의에 나섰다.

올바른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전장연에 시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시위로 인한 직원들의 피해를 우리 서울교통공사 직원은 더 이상 감당할 이유가 없다”며 전장연을 정면 비판했다.

올바른노조는 “지난 3년간 전장연의 지속적이고 도를 넘는 불법 시위로 인해 공사는 물론 직원들에게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줬다”며 “우리 공사 직원들은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이동 발판 제공, 안전 통제 등 퇴근을 못하면서 최선을 다해 응대했지만 전장연은 직원들에게 고성과 욕설, 폭행, 시설물 파괴 등으로 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 권리입법, 권리예산 쟁취, 탈시설, 평생교육법 등 모든 내용은 지하철 회사인 우리 서울교통공사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장연 측의 요구안이 공사 측에서 어찌 할 수 없는 문제로, 피해만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전장연은 특별교통수단 예산 증액 등을 통한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시작했다.

올바른노조는 “법을 어기고 지하철 점거, 고의 지연, 폭력 행위를 계속하는 단체가 사회적 약자인지 엄연한 불법 행위에도 참고 일하며 다치고, 욕먹고, 손도 못 대는 우리 공사 직원, 경찰, 시민들이 사회적 약자인지 생각해 보라”고 일갈했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지하철 시위 시 현장에 투입되는 보안관은 물론, 역무원과 일반 직원들 역시 지하철 지연 때마다 민원이 쏟아져 처리에 고충을 겪고 있다”며 “열차 지연에 따른 반환금 역시 서울교통공사 측에서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탑승 시위뿐 아니라 승강장 선전전을 할 때에도 스티커 부착 등으로 청소 노동자들에게도 피해가 가고 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MZ노조의 연합체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도 맡고 있다.

이날 서울교통공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88회에 걸쳐 진행된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 및 선전전으로 총 9447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특히 69차례에 걸쳐 시위가 진행된 지난해 8032건으로 민원이 집중됐다. 2021년과 올해는 각각 1155건, 206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올해 수치에는 이날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과 명동역에서 열린 시위에 따른 민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서울시는 경찰 의뢰에 따라 전장연 측에 지하철역 시위 관련 과태료를 사전 통지했다. 과태료 부과 대상은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박미주 사무국장으로, 각각 300만원이다. 서울시는 오는 26일까지 전장연 측의 의견 진술을 받은 뒤 본통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다만 전장연 관계자는 “서울시로부터 별도의 의견 진술 요청을 받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전장연이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 것은 서울시가 탈시설 장애인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나서면서다. 서울시는 탈시설 정책이 시작된 2009년부터 거주시설에서 나온 장애인 1000여명을 통해 탈시설 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전장연은 지난달 23일 탑승 시위 이후, 오는 5월 서울시와의 면담 전까지 탑승 시위를 유보한다고 밝혔으나 장애인의 날인 이날 한 달여 만에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이날 전장연 활동가 10여명은 명동역에서 회현역 방향 4호선 열차에 탑승해 여의나루역에서 하차했다. 이 시위로 오전 8시16분부터 30분까지 약 14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명동역 시위는 예고가 없던 기습 시위였으며, 당초 시위를 예고했던 숙대입구역 방향 삼각지역 승강장에서도 활동가 10여명이 탑승을 시도했으나 경찰과 지하철 보안관 저지로 탑승에는 실패했다.

전장연은 이후 정부 주최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 앞에서도 항의 성격의 집회를 열었다.

전장연은 21일 오전에도 서울 지하철역 곳곳에서 지하철 행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전장연 관계자는 “국무총리와의 면담 약속 및 일정을 오늘까지 확정 받기로 해 기다리고 있어, 아직까지 시위 방식과 장소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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