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장기화, 아이폰14 판매 시장 예상 하회
전문가들 “2분기 IT 수요 회복 가능성 낮은 상황”
TSMC 건물의 모습. [123RF]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TSMC가 오는 20일 1분기 기업 설명회를 앞둔 가운데, 상반기 내내 실적 먹구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애플마저 판매 부진에 겪을 정도로 수요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뿐 아니라 파운드리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TSMC의 올해 3월 매출은 1454억800만 대만 달러로, 한화 약 6조2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1719억6700만달러) 대비 15.4% 줄어든 수치로, TSMC의 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건 2019년 5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1분기 전체 실적 역시 전망치를 하회했다. TSMC 1분기 매출은 5086억3300만 대만달러로, 앞서 TSMC가 제시한 1분기 매출 전망치 범위(5126억9000만∼5372억5000만 대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웨이저쟈 TSMC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TSMC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캡처] |
여전히 심각한 IT기기 수요 부진과 애플발 주문 취소 사태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애플 등을 포함한 전세계 IT기기 회사들의 올 1분기 판매량에 빨간불이 켜졌다.
애플 아이폰14 시리즈는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관련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이폰의 지난 1월 판매량이 2087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고 보고 있고, 앞서 애플은 TSMC에 반도체 주문 12만개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PC시장의 불황도 장기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애플 맥 제품 출하량은 41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PC 출하량이 5690만대로 전년 대비 29% 감소한 것에 비해 더 가파른 수치다. 충성 소비자가 탄탄한 맥북 판매량 하락세에 애플은 지난 1~2월 맥북용 M2 시리즈 칩셋 생산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예상보다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TSMC의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TSMC는 대만 가오슝시, 타이난시 등에 추진 중인 신공장 건설을 6개월~1년 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전략 및 투자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애플 로고 [헤럴드경제DB] |
전문가들은 수요 회복 시그널 없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당분간 바닥 구간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둔화로 인한 주문 축소 영향이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며 “업황은 여전히 바닥 구간을 완전히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2분기 수요 회복 가능성도 더욱 낮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TSMC·삼성전자뿐 아니라 전체 파운드리 업계 실적도 부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3위 대만 UM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42억1000만 대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20.1% 감소했다. 대만 VIS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3% 줄어든 81억7700만 대만달러로 나타났다. 올 3월 매출은 25억 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7%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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