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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호 이사장 “올해 1000억원대 공익 프로젝트 시작”
김범수의 공익재단 브라이언임팩트
IT기술 활용 사회문제 해결이 취지
지원받은 비영리단체들 사업 공개
성공사례 공유로도 파급효과 좋아
“복지 사각지대 메꾸는 역할할 것”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브라이언임팩트 사무실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착한 일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도덕 기준이 매우 높기 때문이죠. 빌 게이츠같은 갑부가 돈을 그렇게 벌어도 욕 먹지 않는 이유는 철저히 사업과 기부를 분리하기 때문입니다”

브라이언임팩트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2021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처음 재단을 설립할 때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우회증여나 상속을 위한 도구로 악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김 창업자는 재단 이사장 자리에 다른 사람을 불렀다. 김정호 이사장은 작년 5월부터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 자리를 맡고 있다. 김 이사장은 김 창업자와 삼성SDS 동기이자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네이버를 공동 창업하기도 한 국내 IT 대표인물. 12년째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의 공동 운영자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은 브라이언임팩트를 통해 어떤 일을 하려는 것일까.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브라이언임팩트 사무실에서 김 이사장을 만나 얘기를 들었다.

-처음 이사장 자리를 어떻게 제안받게 됐나.

▶카카오 창업자답게 카톡으로 보내더라(웃음). 개인 재산의 반을 내겠다고 한 거에 진정성이 있다고 봐서 하겠다고 수락했다. 단 두 조건을 제시했다. 우선 돈은 안 받겠다고 했다.

또 하나는 지금 하고 있는 베어베터 대표이사는 해야겠다고 했다. 사실 12년동안 베어버터도 월급을 받지 않고 했다. 내가 시작한 회사이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브라이언임팩트,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 다른 공익단체와는 어떻게 다른가

▶공익재단도 소속된 행정부서가 있다. 브라이언임팩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이다. IT 기반의 창업자답게 과학을 활용해서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다. 나 역시 네이버를 창업한 IT 출신이다.

브라이언임팩트에는 크게 두 개 팀이 있다. 다른 재단과 다른 점인데 다른 재단은 주로 문과적인 인력 구성이 많다. 우리는 IT 기술팀이 있다. 단순히 한 두 번 도와주는 걸로 끝내려는게 아니다. IT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더 성장하게끔 기술적인 솔루션을 만들려고 한다. 그야말로 임팩트(파급효과)를 주는 것이다. 물론 이런 효과는 바로 나오는 게 아니어서 시간이 걸릴 것이다. 5~10년 후 어느 비영리단체나 활동가가 “우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브라이언임팩트가 있었다”고 하면 보람일 것 같다.

-얼마 전 지원받는 비영리단체들의 전체 사업계획서를 공개했다. 어떤 의미가 있나.

▶10여년 전부터 베어베터를 운영했는데 이 회사가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는 데에 성공한 기업이다. 어떻게 성공했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그 노하우를 다 공개했다. ‘필요하면 다 가져다 써라’ 이 목적이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기업을 경쟁자라고 인식하지 않았다. 비슷한 기업이 많이 생겨 중증장애인을 위한 일자리가 전국적으로 생기면 좋은 것 아닌가. 그게 바로 좋은 파급효과(임팩트)다. . 이걸 브라이언임팩트에도 적용한 것이다. 비영리 사업은 나만 하는게 아니라 공유되는게 맞다고 봤다. 이런 점에서 지원 받은 단체들의 사업계획서를 다 공개하게 됐다.

-임팩트그라운드 1기에 이어 지난 해 말 2기를 선정했다. 어떤 지원이 되고 있나.

▶1기에는 6군데가 선정됐고 2기(서울재활병원, 녹색연합, 빅이슈코리아 등)에는 15곳이 선정됐다. 지원 금액은 이 단체가 지금 어느 단계이고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를 산정해 5억원에서 30억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올 해 1기와 2기를 합쳐서 176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올 해는 그것만 잘해도 될 거 같다. 지원을 5년, 10년 이렇게 하는건 아니다. 2~3년내에 모든 지원을 끝낸다.

-비영리단체로서 브라이언임팩트 지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 비영리단체들이 약한게 재무적인 부분이다. 좀 적당히 하는게 있다. 기업은 공시도 있고 결산이란게 있으니 철저하게 회계감사를 한다. 그래서 선정시 재무 부문에 대한 투명성을 보고 가중치를 준다. 단 선정할 때만 보고 실제 지원을 하게 되면 믿고 맡긴다.

-지원을 받은 단체들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주기 바라나.

▶물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정부 몫이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650조원인데 이 중 복지부 예산이 200조가 넘는다. 이런 예산을 공공영역에 쓰는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 돈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 이를 우리 같은 공익 단체가 할 수 있다. 한 해 기부 등으로 모이는 돈이 14조다. 국내 2만개에 이르는 비영리단체가 정부에서 시스템적으로 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메꿀 수 있다.

-한국의 공익재단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베어베터 하면서 느낀건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깨끗함(청렴)을 요구한다. 좋은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철저하게 해야 인정받는다. 기업 활동으로 돈은 벌되 재단이나 기부에 발을 걸치거나 섞여 있으면 의심받는다. 그렇게 가는게 맞다. 돈을 벌어도 철저히 분리해서 착한 일을 하면 욕을 안 먹는다.

-재단의 올해 계획이 있나.

▶올해 원래 기부자가 생각한 큰 규모의 방향이 나올 것 같다. 전 재산의 반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몇 십억원 정도 쓰고 칭찬 받으려고 만든 단체는 아니다. 다만 큰 프로젝트인 만큼 법적인 검토 등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프로젝트는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이 될 거다. 올 하반기쯤 발표할 계획이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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