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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 신랑·신부의 고민 코골이...인공지능 베개로 고칠 수 있죠”
소리센서 감지·앱 등으로 관리
‘슬립테크’ 모션필로우 개발 장승웅 텐마인즈 대표

사람들은 본인의 코골이를 모른다. 본인은 괴로울 일도 없다. 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 괴롭다. 중년 남성만 코를 곤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젊은 여성도 많이 곤다.

텐마인즈의 모션필로우는 획기적이다. 코를 골면 인공지능(AI)이 반응, 베개가 스스로 움직여 코골이를 없애준다. 그리고 잠에서 깨 본인의 코골이를 소리부터 시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장승웅 텐마인즈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모션필로우로 확인된 각종 코골이 소리를 들려줬다. “기기기긱”, “드러럴럴”. 글로는 형용하기 불가능한 소리들이다. 전기톱 같기도 하고, 또 어떤 코골이는 스포츠카 엔진음이 연상됐다.

장 대표는 “사실 미혼인 젊은 남녀도 (코골이로) 병원 상담을 많이 받는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코를 골까봐 상담하는 예비신랑·신부가 많다”고 귀띔했다.

모션필로우는 에어백 4개와 AI 시스템, 코콜이 소리 수신 센서, 수면 데이터 관리 앱 등으로 구성됐다. 코골이 소리를 감지하면, AI가 머리 위치 등을 파악해 에어백을 작동한다. 이를 통해 기도를 확장, 코골이를 감소시킨다. 이후 전용 앱을 통해 코골이 시간이나 수면시간, 코골이 소리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장 대표 본인도 코를 곤다. 사실 그는 아이 5명의 다둥이 아빠다. 장 대표는 “모션필로우 안 쓴 날엔 아이가 막 깨운다. 가족 반응에서 모션필로우 효과를 체감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올해로 50살인 장 대표, 그가 처음부터 슬립테크에 관심을 뒀던 건 아니다. 처음 창업에 뛰어든 건 25살 때. 군 제대 후 일주일 만이었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청년 창업이 활발했던 때도 아니었다. 제대 후 일주일 만에 창업에 뛰어든 계기를 물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한마디 했다. “집안이 어려워서.”

거창한 꿈이나 계획이 아닌, 그야말로 먹고살고자 시작했다. 자금도 없으니 그냥 발로 뛰었다. 가맹점 사업을 했다. 그는 “사무실도 없으니 집 마루에서 일을 다 했다”고 회상했다.

또 하나 분기점은 바로 PC방. 처음 PC방이 생길 때 손님이 몇시간이나 이용했는지 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걸 발견했다. 개발자를 뽑아 이를 개발했다. 이후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싶다며 주한미군과 미국 통신사 AT&T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렇게 사세를 키웠다. 가맹점 사업, 소프트웨어, 안마기, 그리고 모션필로우까지. 그는 창업 경험을 회상하며 “계획하거나 의도한대로 간 게 아니다. 다만 그 시대의 화두를 잘 가져간 게 비결”이라고 전했다. 모션필로우는 3차례에 걸쳐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최근엔 배우 성동일이 출연한 광고도 선보였다. 많이 성장했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이다. 그럼에도 텐마인즈엔 작지만 의미있는 제도가 많다.

5년 전부터 전 직원이 4.5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월요일은 30분 일찍 퇴근한다. 회사엔 ‘텐텐슈퍼’란 이름의 슈퍼마켓이 있다. 각종 냉동식품부터 라면, 과자, 음료수 등이 꽉 차 있다. 직원 모두에 공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바로 사옥 1~2층. 사옥 1층엔 치킨, 피자 가게가 있다. 청년에게 무상 임대한 공간이다. 2층 카페는 장애인을 위해 내준 공간이다. 장 대표는 “지역 사회, 주변사람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사옥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장 대표 본인이 맨손으로 어렵게 창업했던 시절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본인이 일어서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우리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사회에 나누고 싶다. 그 정도 능력은 된다. 그게 기업의 의무라 여긴다”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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