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지주, 행동주의펀드와 표대결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열린 동국제강 정기주주총회에서 영업보고를 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지난 3월말 국내 전체 상장사의 70% 이상이 참여하는 ‘슈퍼 주총위크’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아직 모든 주총이 끝나지 않았다. 인적분할 이슈 등 굵직한 임시주총이 5월에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내달 12일 서울 페럼타워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해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장세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두 건 모두 그룹의 명운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먼저 동국제강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나설 예정이다. 임시주총에서 분할계획 안건이 승인될 경우 존속법인 동국홀딩스와 동국제강(열연), 동국씨엠(냉연)으로 분리된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가 16.7%이며,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이다.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전략적 컨트롤타워로 장기적 관점의 성장동력 발굴, 전략적 투자에 역량을 집중한다. 동국홀딩스는 분할 완료 이후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반해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인적분할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동국제강은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표심 잡기’에 나섰다. 순이익 감소에도 주당 배당금을 100원 상향한 500원으로 책정했고, 사업연도 말 기준 1년 국채수익률수준의 배당수익률을 적용해 최소한의 투자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공식적인 경영 복귀라는 의미에서 업계 주목을 받는다. 장 회장은 지난 2016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이후 2018년 4월 가석방으로 출소했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에 따라 5년간 취업이 제한됐다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사면됐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장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장세욱 부회장과 ‘형제경영’을 공고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4일 개최된 정기주총에서 장 부회장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주주들에게 신사업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철강 사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고 물류, 정보기술(IT) 등에서도 그룹의 시너지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5월 임시주총에서 인적분할 승인을 추진해 왔던 대한제강의 경우 지난달 29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인적 분할 절차를 철회하고, 분할 계획서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에쓰오일(S-OIL)은 내달 9일 임시주총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한다. 새 대표이사 후보자로 안와르 알 히즈아지 현 아람코 아시아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에쓰오일 이사회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에너지 회사 아람코의 임원을 역임하고 있는 에너지업계의 전문가로 회사의 경영과 글로벌 성장 및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알 히즈아지 후보자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아람코 아시아의 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사우디 아람코의 과장으로 석유시설 기획업무를 맡았다.
현재 에쓰오일 대표이사인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는 임시주총 안건이 통과되면 4년여 간의 임기를 끝으로 물러날 예정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지주에 최근 주주서한을 보냈다. 올해 2분기 중 임시주총을 개최해 김기석 후보 사외이사 선임, 주식 연계 임직원 보상제도 도입, 5월 중 기관투자가 간담회 개최 등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정기주총이 끝난 지 보름도 채 안 돼 다시 행동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얼라인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JB금융지주 지분은 14.04%로, 최대주주인 삼양사 및 관계자의 지분율(14.61%)과 0.57%포인트 차이로 2대주주를 기록 중이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 정기주총에서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900원과 김 후보 선임 안건 등을 주주권한으로 부의했으나 부결된 바 있다. JB금융이 임시주총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2차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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