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대응 미국 공장 신설 관건
김철중 사장, 폴란드 현장 점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폴란드법인 생산공장 전경. [SKIET 제공] |
[헤럴드경제=양대근·김은희 기자]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전문 생산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적자 행진에서 벗어나 내년 실적부터 본격적인 ‘퀀텀점프’(급격한 발전)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재무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지침에서 분리막이 광물이 아닌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된 만큼 현지 공장 신설과 글로벌 고객사 추가 확보 여부 등이 향후 실적에 분수령이 될 키워드로 꼽힌다.
13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IET는 올해 2분기까지는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반등에 성공하면서 올해 전체적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IET의 내년도 영입이익이 76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IET는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되며 설립됐다. 현재 글로벌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전체 분리막 시장에서는 상하이에너지와 시노마 등 중국 업체들이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 최상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분리막은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 중 하나로,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해 화재나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양극재와 음극재가 광물을 가공해 만들어지는 것과 다르게 분리막은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생산된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IET는 1분기 주 고객사인 SK온의 낮은 가동률과 비수기 특성으로, 9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면서도 “미국 IRA 세부지침에 분리막이 포함되면서 중국 공급망을 제외하고 미국 내 수요에 대응하게 됐고, 고객사 다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예정돼 있던 SKIET의 폴란드 2~4공장 증설과 함께 미국 현지 공장 신설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IRA 세부지침에 따라 전기차 세액공제의 절반인 3750달러(약 500만 원)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배터리 부품 비율이 5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이 비율은 내년부터 매년 10%씩 높아지며 2029년에는 모든 배터리 부품을 북미산으로 조달해야 한다.
분리막 제품 역시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공장이 필수적이다. 현재 미국에는 해외 기업이 설립한 분리막 공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KIET 관계자는 “북미 지역 분리막 공장 설립 계획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결론을 내고 외부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중(가운데)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이 11일(현지시각) 폴란드법인 분리막 생산공장을 방문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공정을 점검 하고 있다. [SKIET 제공] |
한편 김철중 SKIET 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위치한 1공장을 방문해 분리막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현지 지역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충북 증평, 중국 창저우에 이어 폴란드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분리막 사업의 글로벌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1공장은 지난 2021년 완공됐으며 유럽 내 최초의 분리막 공장이다. 김 사장은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인 2~4공장도 방문해 현황을 확인했다. 2공장은 오는 하반기부터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며, 빠르면 올해 말 상업 가동에 돌입한다.
김 사장은 “SKIET 미래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은 기술, 원가, 글로벌 공급체계,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이며 이를 통해 고객에게 통합적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폴란드 생산기지가 핵심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갖추고 SKIET의 글로벌 중심 거점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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