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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도 안사가는 골칫거리 황폐기물” 적외선 투과렌즈 소재로 재탄생
- 화학硏, 고강성·고투과 적외선 렌즈용 소재 개발
- 자율주행 나이트비전·열감지카메라 응용 기대
김동균(왼쪽) 박사와 황재혁 학생연구원이 개발한 고분자 소재를 들어보이고 있다.[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원유 정제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인 값싼 황 폐기물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 적외선 투과 고분자 렌즈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김동균 박사 연구팀이 한양대학교 위정재 교수, 충남대학교 이경진 교수와 함께 다양한 적외선 광학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높은 강성의 적외선 투과 역가황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강성·고투과 역가황 고분자 소재는 향후 후속 연구 및 상업화 연구를 통해 자율주행 나이트비전, 스마트 가전·센서 시스템, 의료·진단용 열감지 카메라, 군수용 야간 감시 카메라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적외선 투과 광학 소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통과시키는 소재로써, 코로나 19로 인한 발열을 체크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 렌즈나 인체감지 적외선 조명 센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 적외선 투과 광학 소재의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들은 모두 셀렌화 아연(ZnSe), 저마늄(Ge), 칼코게나이드 유리 등의 ‘무기물 기반’ 소재로써, 주요 원재료가 비싸고 소재를 렌즈로 가공하기도 어려워 적외선 투과 렌즈가 장착된 장비는 대부분 상당한 고가의 제품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 제품.[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전세계적으로 원유 정제과정에서 연간 7천만 톤 가량의 황 부산물이 발생하지만, 황산, 비료, 화약 등으로 활용 후의 잔여 황 폐기물에 대한 마땅한 처리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황 폐기물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지만, 중국 정유산업 발달로 중국 내 황 폐기물 발생량이 점점 증가하여, 이마저도 무한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연구팀은 황에 ‘TVB 가교제’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나노 스케일에서 상대적으로 황 함량이 높은 영역과 TVB 가교제 함량이 높은 영역으로 미세 상분리된 구조의 ‘역가황 고분자 신소재’를 합성했다.

TVB 가교제는 황과의 반응을 통해 황 고분자 사슬의 가교역할뿐만 아니라 스스로 가교되어, 황 함량이 높은 영역과 TVB 가교제 함량이 높은 영역의 미세 상분리 구조를 유도한다.

TVB기반 역가황 고분자(오른쪽)와 기존 역가황 고분자의 강도 차이를 보여주는 모습.[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개발된 황 함량 80%의 고분자 신소재를 테스트한 결과, 1.1mm 두께의 필름으로 제조 시 기존에 보고된 황 함유 고분자 소재와 유사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우수한 적외선 투과도를 나타냈다.

또한 개발된 신소재를 몰드에 넣어 고온에서 압축 성형하게 되면 깨끗한 필름을 얻을 수 있으며, 사용 중 부서진 소재도 동일 공정을 통해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 재활용할 수 있다.

이번 기술 개발로 광학 소재·부품 관련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경제성 있는 적외선 광학용 역가황 고분자 실용화를 위한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 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기술은 값싼 황 폐기물로부터 고부가가치 고 황 함유량 고분자 소재를 합성하는 플랫폼 기술”이라며 “이미징 기술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에너지 등 응용분야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즈’ 3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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