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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 서울만 누렸다
시중 자금 서울 주택시장 쏠려
전국 미분양가구 중 서울 2%뿐
서울-수도권 거래량·집값 양극화

“결국 규제 완화가 서울만 살린 꼴이 됐습니다. 통화 긴축 속에서 시중 유동자금이 메말라 가는데 , 그 마저도 서울로 자금이 쏠리니 지방은 그야말로 찬밥입니다.”(대형건설사 주택사업 관계자)

정부가 세제와 대출 등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자 서울과 지방 주택 시장의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 서울과 지방 모두 동반하락하던 양상에서 시중 자금을 서울 주택 시장이 빨아들이며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약경쟁률과 계약률은 물론, 주택 거래량과 매매가 동향 등 전반에서 서울의 강세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12일 국토교통부 미분양 추이에 따르면 2월 서울 미분양 가구 수는 2099호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미분양 가구 7만5438호 중 2%에 불과한 숫자다. 더군다나 2월 말 집계된 자료에는 당시 미분양됐다가 현재는 완판된 둔촌주공 소형평형 800호까지 포함됐다.

수도권 해당지 중 경기도의 미분양 물량은 7288가구를 기록했다. 인천(3154)과 합했을 때 1만 442가구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은 숫자다. 지방은 더욱 심각하다. 대구는 그야말로 처참하다. 1만3987가구로 7개월째 미분양 가구가 1만 가구를 넘고 있다. 뒤를 이어 경북(9074가구), 충남(8456가구), 경남(4627가구), 충북(4388가구) 순이다.

이런 흐름은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1·3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지역 청약 경쟁률은 연일 상승세다. 여기에 최근 무순위 청약에 거주지역 요건이 폐지되고 규제 해제 등으로 전매가 단기간 내에 가능해지면서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수요의 쏠림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규제 완화 후 서울 첫 공급 단지였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지난 2월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몰려 경쟁률 198.8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9일 분양한 서울 은평구 ‘세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는 일반공급 214가구 모집에 243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1.4대 1을 나타냈다. ‘휘경자이 디센시아’도 51.7대 1, 1순위 평균경쟁률을 기록하며 흐름을 이어갔다.

거래량 또한 마찬가지다.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지난 연말 대비 크게 늘었다. 다주택자 규제 완화와 보유세 인하에 더불어 최근 시장이 급변하자 다주택자들의 투자 수요가 서울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2286건으로 1·3대책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12월(1001건)보다 128% 수준으로 늘어났다. 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는 대구의 경우 2월 거래량은 1525건으로 지난해 12월(984건)과 대비해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거래물량이 늘어나면서 급매 물건들이 소진된 서울의 집값 하락폭도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주(3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은 0.13% 하락하는데 그쳤다. 수도권(-0.25%), 지방(-0.2%)에 비하면 서울의 하락폭이 보다 약하다.

이런 흐름 속에 서울 집값에 매력을 느낀 지방 투자자들의 서울 매입도 늘고 있다. 지방 거주자의 서울 원정 투자가 본격화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2월 두 달간 서울 아파트 거래 3447건 중 외지인이 사들인 것은 914건(26.5%)으로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는 외지인이 사들인 셈이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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