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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 할인분양 등장...수도권 외곽·지방은 미분양 사투 중
전국 미분양 83.4%가 지방 물량
10년만에 할인분양 마케팅 재등장
기존 분양자 형평성 논란 우려

서울 분양 시장에서 연이어 완판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수도권 외곽과 지방 분양 시장은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미분양 물량이 절정이던 2010년대 초의 ‘할인 분양 마케팅’이 다양한 형태로 재등장하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 7만5438가구 중 6만2897가구(83.4%)가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자금의 서울 쏠림이 심화되고 있어 지방 미분양은 추가적으로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방 곳곳에서는 할인 분양 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은 미분양 물량 처리를 위해 입주 2년 후 집값이 하락하면 시공사에서 매수하는 환매 조건을 내걸었다. 미분양이 절정이던 2010년대 초에 나왔던 ‘애프터리빙(After-Living·분양조건부 전세)’ 마케팅이 10여년 만에 유사한 방식으로 재등장한 것이다. 이 아파트는 추가 할인 등이 적용되면 기존 분양자에게 소급 적용하는 ‘안심보장제’도 진행 중이다.

수성구 ‘만촌 자이르네’는 17~25% 할인 분양과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기존 분양자 할인 적용 등에 나섰다. 달서구 두류동 ‘두류역서한포레스트’는 기존 분양가에서 15% 할인 분양, 수성구 범어동 ‘범어자이’는 계약금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 등을 내세워 입주 전까지 추가 자금 부담이 없다고 홍보하고 있다. 북구 칠성동2가 ‘대구역 SD아이프라임’ 오피스텔은 최대 20% 할인 분양 중이다.

수도권 외곽에서도 파격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경기 파주시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아파텔은 미분양 발생에 계약자에게 최대 2억원까지 할인 분양하기로 했다.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 센텀퍼스트’도 선착순 분양에서 10%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 중이다. 수도권 대단지에서 할인 분양을 진행하는 것은 약 10년 만이다. 인천 연수구 ‘더퍼스트시티 송도’ 아파트는 최근 시행사 보유분에 대한 할인 분양을 공고했다.

수요 쏠림 현상에 지방 미분양 물량의 빠른 해소가 쉽지 않아, 당분간 미분양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미분양 해결과 관련해 건설사들의 자구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하락기에는 가격 하방 지지가 가능한 곳으로 수요 쏠림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공급이 많았거나,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수요가 위축되며 분양 일정, 인허가를 조정하던가 혹은 올해 꼭 분양돼야 하는 물량에 대한 마케팅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미분양 마케팅은 기존 분양 계약자에 대한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져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 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시행사들이 부도를 막기 위한 자구노력으로 할인분양에 나섰는데, 혜택을 받지 않은 선분양자가 있다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협의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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