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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또 기준금리 동결…"올 성장률 1.6% 하회"(종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헤럴드경제=성연진·김현경 기자] 높아진 경기 하방 우려에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로, 한은이 물가 안정을 위해 2021년 8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연이은 동결은 처음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대로 내려앉은 데다가 수출감소와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하방 우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얼어붙은 금융에 부담을 줄 이유가 없다는 이유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성장세 둔화 지속…올 성장률 1.6% 하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관련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및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동시에 높아진 성장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 경제는 소비가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수출이 IT경기 부진 심화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면서 “올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을 예고한 셈이다. 실제 시장에선 이 같은 경기 하강 우려로, 한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 둔화, 그간의 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됐지만 수출이 큰 폭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1분기 중 성장률은 소폭의 플러스로 전환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간 1%대 성장률은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리 인하 시기 언급 단계 아니다"…금통위원 5명은 최종금리 전망 3.75%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지만, 하지만 지나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해석에 대해선 경계했다.

그는 이번 금리인상기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다섯 분은 당분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한 분은 3.5%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산유국 추가 감산에 따른 유가 영향, 공공요금 인상이 하반기 물가 경로에 주는 불확실성이 큰 데다, SVB 사태 이후 주요국,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물가 흐름과 관련해 이 총재는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비해 천천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연말에는 (상승 폭이) 3% 수준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는 어느 정도 안정되고 있으며, 일부 금융기관이나 부문의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전체 금융기관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한은의 연속 동결 결정으로 미국(4.75~5.00%)과의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유지됐다. 하지만 미국이 5월 정책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게 되면, 이 차는 1.75%포인트로 벌어지며 역대 최대폭의 새 기록을 쓰게 된다.

yjsung@heraldcorp.com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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