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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치매걸린 쥐의 인지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됐다.”
국내 바이오업체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의 동물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 국산 치매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한발짝 다가섰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신경과학분야에서 공간학습 및 기억력을 평가하는 실험방법인 모리스수중미로(MWM) 실험에서 자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인 M1K를 투여한 알츠하이머 실험동물들의 인지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모리스수중미로 실험은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소재 한국뇌연구원 허향숙 박사 연구팀에서 진행됐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실험에서 알츠하이머 실험동물에 M1K를 장기 투여했을 때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단계 진행 억제 여부와 초중기 알츠하이머의 인지기능을 정상으로 개선하는 효능 여부를 평가했다.
M1K 모리스수중미로 실험 결과, 위약군은 공간 학습능력과 공간 기억력이 감소한 반면 M1K 투여군은 공간 학습능력과 공간 기억력 측정시험에서 정상수준으로 회복됐다.
장기 투여가 종료된 위약군은 3개월 실험 결과에 비해 공간 학습능력이 감소한 반면, M1K 투여군은 공간 학습 및 기억력이 회복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M1K가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억제해 치매 발병을 예방하고 죽은 신경세포를 새롭게 만드는 신경발생을 유도해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다중작용기전 약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향숙(왼쪽 두번째) 한국뇌연구원 박사 연구팀.[한국뇌연구원 제공] |
이번 실험을 수행한 허향숙 한국뇌연구원 박사는 “이번에 수행한 M1K물질 시험은 전문연구원들이 정교하게 제작된 실험시설에서 엄격한 실험프로토콜에 따라 진행된 매우 신뢰할 만한 실험이었다”며 “M1K를 투여 받은 후 실험동물의 인지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 결과는 매우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M1K는 최종당화산물(당독소) AGE가 수용체 RAGE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RAGE 타겟 펩타이드 약물이다. 한동안 RAGE가 알츠하이머를 해결할 타겟으로 알려져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다.
김해진 엔솔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M1K는 생체 친화적인 짧은 펩타이드이기 때문에 아젤리라곤에 비해 세포 독성이 적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동물시험에서도 저산소증을 유발하지 않았다”며 “현재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을 협의하는 동시에 이번 동물실험을 근거로 향후 알츠하이머 예방 및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신청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M1K를 투여해 인지기능이 개선되어 경도인지장애가 알츠하이머 발병으로 진행되는 시기를 지연시키고 초중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치료하거나 말기로 진행되는 시기를 지연한다면 M1K는 알츠하이머 신약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