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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 장애인 정승이 많았다고? 차별 주범은 역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세종대왕이 관현맹인국악예술단을 조직하며 장애인들에게 관직과 일감을 준 것은 조선시대 장애인 정책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 예술단은 뜻있는 사람들의 성원 속에 지금도 활동중이며, 최근 카타르월드컵에 초청돼 공연하기도 했다. 세종 이후 조선시대 장애인의 복지는 괜찮았을까.

관현맹인예술단의 카타르월드컵 공연에 현지 관중들이 환호하고 있다.

5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선 시대는 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을 통해 시정(侍丁), 즉 부양자(활동보조인)를 제공하고, 쌀과 고기 같은 생필품을 하사한 사례와 동서활인원과 제생원 같은 구휼 기관을 설치하여 위기에 처한 장애인을 구제하는 등의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양반층의 경우 장애가 있어도 과거시험을 통해 종9품에서 정1품까지 올라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

장애가 있는 정승만 해도 최소 7명으로 세종대 좌의정을 지낸 허조는 척추장애인(꼽추), 중종대 우의정을 지낸 권균은 뇌전증(간질), 선조~광해군대의 우의정과 좌의정을 지낸 심희수는 지체장애인(앉은뱅이)이었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 배제로서의 부정적인 장애 의식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시기는 일제 강점기라고 한다. 당시 장애인을 격리하며 분리시켰고, 사회적 인식도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어 장애인은 놀림과 학대, 배제의 대상이 되어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식민지적 장애인관이 현대까지도 계속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상 정창권 교수의 고증과 진단)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조선 시대 장애인 이야기’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4월호를 발행했다. 오는 20일 ‘장애인 차별 금지의 날’을 앞둔 기획물이다.

맹인점술가가 독경하는 모습(출처: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아카이브)

‘미래를 보지 못한다더니’라는 글은 손서은 작가가 오희문(吳希文, 1539~1613)의 쇄미록(????尾錄)중 오희문이 맹인 점술가 김자순을 만난 날 이야기를 소설로 각색했다.

점술에는 회의적이던 오희문이 병석이 길어지자 집 밖에서 ‘문복’을 외치는 맹인 점술가 김자순을 방으로 들인다. 오희문은 김자순에게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는데, 경청하던 김자순은 “임진년에 큰 횡액이 있으나 이것을 지나면 70살이 넘도록 사십니다. 아침마다 동네를 한 바퀴 걸으십시오. 걸음이 대감님을 살립니다”라고 미래를 정해주고 간다. 오희문은 김자순이 앞은 보지 못하나 더 멀리 더 깊이 볼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를 존중하고, 그의 처방으로 건강을 회복해 보려 시도한다.

이외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조선 시대 장애인 이야기’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스토리 웹툰 ‘나는 마님이 불안하다’에서는 오희문이 광인 송영구를 심질(心疾)을 앓는 이로 보고 그와 그의 가솔에 대한 연민으로 그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는 이야기를 웹툰으로 담았다.

‘판수경닉는모양’(기산 김준근 작)시각장애인인 판수(判數)가 북과 징을 두드리며 독경하는 모습(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심청전 속 심봉사는 심학규란 이름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었던 인물임에도 현대극의 편견으로 인해 수동적인 심봉사만으로 남았다고 지적한다.

‘비야의 사건일지 가야금 줄의 비밀’에서는 관현맹인을 몰래 해친 자를 추적한다. 산비는 사건 해결과 동시에 맹인에 대한 편견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성찰한다.

‘나무판에 새긴 이름, 편액’은 강찬(姜酇, 1647~1729)의 자기성찰의 의지를 표한 ‘나의 허물을 살피고 고치며, 성건재(省愆齋)’를 담았다. 웹진 담談 4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홈페이지에서 볼수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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