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 차지
박정원 회장 두산밥캣 전시회 참가
박정원(왼쪽)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콘엑스포 2023의 두산밥캣 부스에서 마이크 볼웨버 북미 지역장에게 순금으로 만든 ‘두산일두(斗山一斗)’를 전달하고 있다. [두산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두산그룹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두산밥캣이 생산시설 등에 3년간 1조원을 투자해 핵심 매출 지역 북미 시장 선점에 속도를 올린다. 나아가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두산밥캣을 더욱 키워 수소·로봇 등 그룹 신사업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두산밥캣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총 7억9585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한화로는 약 1조446억원이다. 이는 두산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5조원 투자의 일환으로 전체 투자의 20% 이상이 두산밥캣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두산밥캣의 연도별 투자액은 올해 2억4585만달러(약 3227억원), 2024년 2억7260만달러(약 3578억원), 2025년 2억7740만달러(약 3641억원) 등이다. 투자 대상은 ▷제관·조립 품질 향상용 설비 개선 ▷양산시설 구축 ▷R&D 설비 구입 등이다.
두산밥캣은 최근 2~3년 동안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스테이츠빌 공장 증설이 대표적이다. 증설에 두산밥캣이 투자한 자금은 7000만달러(약 919억원)이다. 증설된 공간에는 콤팩트 트랙터, 미니 트랙 로더 등 GME(농업·조경용 장비) 제품이 생산된다.
두산밥캣의 투자는 미국에서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위한 전략이다. 두산밥캣이 생산하는 소형건설기계, GME는 최근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소형건설기계의 경우 미국 내 인프라 투자 영향으로 수요가 증가했다. 향후에도 높은 판매량을 달성할 가능성은 상당하다. 신한투자증권 이동헌 연구원은 “북미는 공장 건설, 신재생 설치, 인프라 투자 등 다양한 전방산업이 호황이다”고 분석했다.
GME에서는 제로턴모어의 활약이 돋보인다. 사람이 탑승해 조경 작업을 하는 제로턴모어는 제로턴(0도 회전변경)을 적용해 기존 장비보다 작업 효율성이 뛰어나다. 제로턴모어의 인기에 두산밥캣 GME는 북미 시장에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6%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소형건설기계, GME의 인기로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액 8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두산밥캣은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밥캣의 2톤급 전기 굴착기 ’E19e’. [두산밥캣 제공] |
두산밥캣의 투자는 그룹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현재 두산그룹은 수소연료전지, 협동로봇 등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다만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하는 두산퓨얼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전년(180억원) 대비 60% 감소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적자다. 신사업이 성장 궤도에 오르기까지 두산밥캣이 그룹 전체 매출을 탄탄히 받쳐주는 버팀목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두산그룹 전체 매출(16조9958억원)에서 두산밥캣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그룹 내 두산밥캣 위상이 커지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지난달 두산밥캣이 참여한 미국 건설장비 전시회 ‘콘엑스포 2023’ 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전시회에서 박 회장은 올해 두산밥캣 경영전략을 점검하면서 “업종의 경계를 뛰어넘는 기술로 미래 시장을 선점하자”고 강조했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