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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 많이 다쳤다”…백종원, 예산 ‘백종원 국밥거리’서 이름 뗀다
[유튜브 '백종원'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충남 예산의 '백종원 국밥거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백 대표는 3일 유튜브 채널 '백종원'에 공개한 영상에서 "난감한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도 굉장히 부담이 많이 됐다. 몇 년에 걸쳐 노력도 하고 많은 비용을 쏟았지만 (국밥집 사장님들이) 굉장히 불편하셨던 것 같다"며 "잘못하다간 더 도와드린다고 했다가 화병 나실 것 같다. 저도 마음을 많이 다쳤다"고 털어놨다.

백 대표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건 맛과 위생관리를 책임져 온 백 대표 측에 부담을 느낀 일부 상인들이 불만을 토로하며 마찰을 빚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영상에 따르면 백 대표는 예산시장 재개장을 앞두고 지난달 7일 국밥거리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백 대표는 "사장님들 가게 중 한 곳에라도 위생 문제가 생기거나 기사화되면 예산에서 공론화돼서 난처할 것"이라며 "이전엔 별것 아니었던 게 이젠 큰일이 될 수 있다"고 위생 관리를 강조했다.

하지만 한 상인은 "(우리가) 시장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인데, (백 대표 측에서) 사소한 거 다 참견하니까 너무 어렵다. 그러니까 저희는 빼달라"고 요청했다. 백 대표는 "걱정돼 그러는 것"이라며 "최근에 위생법이 많이 바뀌었다"고 우려했지만 상인은 "우리가 노력할 테니까 제발 등허리에서 내려놔 달라. 영업정지 1년을 당하든, 벌금 1000만 원을 물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백 대표는 이후 "어떤 (간담회에) 참석 안 한 가게들은 SOS를 요청해서 도와드렸는데 잘되니까 간섭하지 말라시더라"며 씁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영상에는 '백종원 국밥거리'의 탄생 비화와 백 대표가 국밥집들의 위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담겼다.

백 대표는 "7년 전쯤 예산에서 자체적으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중 하나가 임시 천막에서 국밥을 팔던 상인들의 매장을 지어 국밥거리를 조성하는 것이었다"면서 "막상 해놓고 보니 군에서 마케팅 요소가 필요했고, 마침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설탕 많이 쓰는 놈으로 알려질 때라 (당시 군수가) 국밥거리에 백종원을 붙이겠다고 하더라. 나는 사람들이 내가 직접 관여한다고 생각할까 봐 극구 만류했지만, 결국 군수님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2017년 지역 축제에서 위생 논란이 불거졌고, 백 대표는 국밥거리 사장님들을 상대로 직접 위생·안전·친절 교육 등을 진행했지만 일부 상인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백 대표가 솔루션을 위해 방문한 한 국밥집은 "당일에 삶은 고기만 팔라"는 조언을 받고 약속까지 했지만, 다음날 다시 어제 삶은 고기를 내 놓으려 해 실망감을 안겼다.

백 대표는 결국 "군과 협의해 백종원 이름을 떼기로 했다"면서 "이름은 내리지만 예산 주민분들도 많이 이용하면서 좋은 말도 조언해줬으면 한다. 열심히 하는 집도 많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유튜브 내용이 맞다"며 "백 대표 이름을 떼고 국밥거리 간판을 교체하는 등 조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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