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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화학·정유·철강’ 주가 이유있는 역주행
1분기 영업익 급감 전망속
업황 반등론·2차전지 수혜

오는 7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되는 가운데,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가는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 자동차 업종보다 영업이익 급감이 우려되는 반도체, 화학·정유, 철강 업종에서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분기 최악의 실적이 전망되면서 업황 반등론이 부각하거나, 2차전지 강세에 주가가 수혜를 받는 모습이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48곳의 1분기 매출액 추정치 합산액은 487조4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9%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3조4388억원으로 52.2% 감소해 매출액보다 더 크게 줄었다.

반도체, 정유·화학, 철강 등 주요 업종의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하면서 상장사 전반의 영업이익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체와 화학 업종 주요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9%, 철강 업종은 61.1%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주요 반도체 업체 6곳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16% 하락한 2조8087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1분기보다 92.9% 내린 1조1억원으로 추정된다. 일부 증권사에선 680억원의 영업적자(다올투자증권)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영업이익 급감에도 주가는 되레 상승세다. KRX반도체 지수는 연초 대비 30.9% 올랐고 KRX에너지화학, KRX철강은 각각 26.5%, 20.5%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역대급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자동차 지수(18.3%)보다도 크게 올랐다.

반도체 주가 역주행에는 ‘업황 반등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악의 실적이 역으로 반도체 사이클 저점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에선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또한, 미국의 긴축 종료와 인공지능(AI) 챗봇 등의 발전으로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1분기가 비수기임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반도체 수출액의 전년 대비 증감률이 1월을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다”며 “디램(DRAM) 공급사들의 재고는 1~2분기 정점을 찍은 후 하반기 재고 재축적 수요와 공급 제한 효과로 완연한 업황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화학 지수는 2차전지 열풍에 덩달아 뛰어오른 것으로 판단된다. 2차전지 양극재 생산 업체를 자회사로 둔 에코프로가 연초 이후 지수에 편입됐고 에코프로 그룹 주가가 급등하며 지수 전체를 끌어올렸다. 또 신사업인 2차전지 분야를 확대하고 있는 LG화학, 롯데케미칼 등도 지수 상승에 기인했다.

정유 업종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로 고전했으나 OPEC플러스(OPEC+)의 감산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 업종은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을 2차전지 열풍이 이어받으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부동산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예측에 상승했으나, 기대감이 꺾이면서 지수는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리튬, 동박 등 2차전지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지수는 다시 우상향하고 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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