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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의민족은 4000억 흑자, 우리는 쪽박” 배민 라이더, 배달료 인상 요구
우아한형제들 2022년 영업이익 4240억원 흑자
배민 라이더 기본 배달료 1000원 인상 요구
오는 5일 노동위 쟁의 조정 신청 예정
“기본 배달료 9년째 동결 부당”
민주노총 배달플랫폼 노동조합이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기본 배달료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배민 라이더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노사간 임금 협상 최대 화두는 기본 배달료 인상이 됐다. 노조 측은 요기요, 쿠팡이츠 등 경쟁업체와 맞붙어 수익을 내고도 기본 배달료는 2015년부터 9년째 3000원으로 동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4일 민주노총 배달플랫폼 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5일 중앙 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13차례 우아한형제들 측과 단체 교섭을 진행했으나 기본 배달료 인상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아서다. 노조는 기본 배달료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2조 9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고, 757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영업이익 424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배민 라이더들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대행 자회사 우아한청년들과 계약을 맺고 일한다. 약관에 따르면 라이더가 받는 배달료 체계는 서울시 기준 ▷0m 이상 675m 미만 3000원 ▷675m 이상 1900m 미만 3500원 ▷1900m 이상 100m 당 80원 추가로 구성된다. 여기에 날씨 수당, 배달 지연 시 프로모션 금액 등이 추가로 지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문이 폭증했던 2020~2021년에는 프로모션이 상당해 불만이 덜했지만, 지난해부터 사실상 프로모션은 없다는 게 라이더들의 주장이다.

이성희 배달플랫폼 노조 남서울지부장은 “배민1 서비스 이용 시 배민은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6000원을 ‘배달비’ 명목으로 거둬간다”며 “하지만 정작 라이더가 손에 쥐는 돈은 건당 3000~4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배민은 중개 수수료 6.8%에 남은 배달비까지 수익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이더 비용 때문에 배달비가 오른다고 말하지만, 실상 기본 배달료는 9년째 3000원으로 동결”이라며 “배민은 대박 났지만 라이더는 ‘쪽박’이다. 물가가 오르는데 배달료는 그대로여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9일부터 새롭게 시작될 ‘배민1 알뜰배달’에 대한 불만도 크다. 알뜰배달은 여러 음식점의 주문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묶음배달’이다. 알뜰배달은 수수료 체계가 다르다. 기본 배달료 대신 픽업 요금(1200원), 전달 요금(1000원)이 생겼다. 여기에 구간 요금(100m 당 80원) 더해져 총 배달료가 책정된다. 라이더가 총 1㎞를 주행해 음식점 2곳에서 음식을 픽업, 2개 주문지에 배달할 경우 ▷픽업 요금 2400원 ▷전달 요금 2000원 ▷구간 요금 800원 총 5200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이를 두고 라이더들은 기본 요금이 3000원에서 2200원으로 낮아지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알뜰배달은)건 단위로 지급되는 한집 배달 배달료 체계와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가 어렵다”며 “동선을 최적화하고 배달 효율을 높여 라이더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아한형제들의 흑자를 ‘낮은 기본 배달료’ 탓으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입점 업체와 주문 수가 코로나19 이전 2019년 13만 6000개, 4억건에서 지난해 30만개, 11억 1100만건으로 급증했다. 입점 업체와 주문이 늘어나며 울트라콜, 오픈리스트 등 광고 상품과 수수료 매출이 크게 늘었다. 특히 배민1 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수익성이 증가했다. 모든 주문에 배달비 5000원·중개 수수료 1000원 적용하던 것을, 지난해부터 배달비 6000원·중개 수수료 주문액 6.8%로 정률제로 개편했다. 라이더 지급 비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주용역비 또한 1조 2136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전체 영업비용에서 외주용역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7%에서 48%로 커졌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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