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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때문에…"車 수출 최고기록인데, 암울한 수출 성적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반도체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수출 감소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13개월 째 무역적자가 이어지면서 자동차의 연이은 수출 최고 기록 경신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중(對中) 무역수지도 수출액이 1년 전보다 줄면서 6개월 내리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車 수출 60억달러 첫 돌파했지만…반도체 수출 8개월째 마이너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자동차 수출은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신형 전기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 호조에 힘입어 처음으로 월 6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보다 64.2% 증가한 65억2000만달러로, 2월(56억달러)에 세운 역대 최고 기록을 한 달만에 또 갈아치웠다. 이차전지도 국내 기업 배터리가 탑재된 글로벌 전기차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자동차 수출 호조에도 반도체, 철강, 화학제품 등 주요 품목의 수출규모가 크게 감소하면서, 경기 하강 우려는 커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34.5% 감소한 86억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8월부터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다만 1월(-44.5%)과 2월(-42.5%)에 비해선 다소 감소폭이 줄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의 수요 약세로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는 국내 수출 비중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D램 고정가는 지난해 초 3.41달러에서 올해 1∼3월 1.81달러까지 하락했고, 낸드 고정가는 작년 1∼5월 4.81달러 수준에서 지난달 3.93달러까지 떨어졌다.

시스템반도체 수출액도 IT 부문 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작년보다 18.4% 감소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반토막(49.5%)이 나면서, 1월(-46.2%)과 2월(-39.7%)에 이어 계속해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33.4%였던 중국 내 반도체 수출 비중은 올해 2월 26.1%까지 하락했다.

산업부는 "작년 3월에 월 기준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도 작용했다"며 "3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부터 D램(2GB) 수요가 270억개에 이르면서 공급량(265억개)을 초과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석유화학(-25.1%), 철강(-10.7%), 디스플레이(-41.6%), 석유제품(-16.6%), 선박(-24.3%), 바이오헬스(-36.4%) 등 대다수 주요 품목의 수출액도 함께 줄었다.

철강은 수출단가가 1년 전보다 15.1% 낮은 t(톤)당 1234달러까지 하락한 가운데 미국·유럽연합(EU)·아세안 등 주요 대상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석유제품의 경우 항공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제트유 수출이 증가했지만 유가가 안정되면서 수출단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해 25개월만에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중 무역수지 6개월 연속 적자…대미 수출은 90억달러대 유지

대중 무역 수지는 27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6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3월 대중 수출은 작년보다 33.4% 감소한 104억2000만달러로,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뿐 아니라 석유화학(-37.9%), 무선통신(-43.2%) 등 대다수 주요 품목의 수출액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아세안으로의 수출도 베트남 교역액 감소와 함께 21.0% 줄었고, EU는 자동차 수출이 90.3% 늘었음에도 전체적으로는 1.2% 내려갔다.

다만 대미(對美) 수출은 작년보다 1.6% 증가한 97억9000만달러로 두 달 연속 90억달러대 수출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75.6% 급감했지만, 자동차(+82.4%)와 이차전지(+30.0%)가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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