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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시장 더 힘들어” 해외부터 뚫는 에듀테크, 속내는[Bett Show 2023]
김동욱 로보티즈 국제사업팀 매니저(왼쪽부터)와 구재명 유비온 미래교육부 부장, 이은승 다비다 대표, 정경문 투핸즈 인터랙티브 팀장,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가 에듀테크 스타트업의 고충과 해외에서 올린 성과 등을 전하고 있다.[교육부 출입기자단 공동취재단]

“해외 레퍼런스(도입 사례)가 먼저 생겼어도, 국내 들어가는게 더 어렵습니다”

“작은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시장에)진입하려면 장벽이 높습니다. 대부분 큰 교육업체나 업력이 오래된 업체를 찾습니다. 좋은 기술이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좋지 않을까…”

기업에 해외 박람회 참여는 새 시장 창출을 위한 전쟁이면서 회사의 도약을 되새겨볼 수 있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한창 잠재 고객사와 만나며 회사의 경쟁력을 자랑해야 할 때에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은 고충을 토로하기 바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에듀테크 박람회 ‘Bett(British Educational Training and Technology) Show 2023’에서는 국내 기업 관계자들이 기자들과 만나 한국 시장 개척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은승 다비다 대표(왼쪽)가 장상윤 교육부 차관(오른쪽 세번째) 등 부스를 찾은 교육부 관계자들에게 에듀테크 상품과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교육부]

비대면 양방향 화상 교육 플랫폼을 개발한 다비다, 언어 학습 전용 전자책 플랫폼 개발사인 아이포트폴리오 등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아보는 기업들이다. 다비다는 10여국에서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아이포트폴리오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출판부와 손잡고 10년째 글로벌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진행중이다. 교육용 로봇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 로보티즈는 해외 50개국에서 200개 이상의 유통업체와 계약을 체결했고, 학습관리 플랫폼 개발사인 유비온은 공적개발원조(ODA),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에 기반한 형태로 해외 수출을 지속해오고 있다. 증강현실 실내 운동 플랫폼을 개발한 투핸즈 인터랙티브는 올해 Bett Show 한국관에서 인기 부스로 손꼽혔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척박한’ 국내 환경이 있다. 국내 시장, 특히 교육 분야는 보수적이다보니 ‘신 문물’ 도입의 장벽이 높다. 기업의 기술과 실적보다 업력이나 규모, 인지도 등을 먼저 따지는 환경 때문에 신생 창업기업은 시장을 뚫기 어렵다는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가 지난 29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에듀테크 박람회 Bett Show 2023에서 국내 에듀테크 환경에 대해 전하고 있다.[교육부 출입기자단 공동취재단]

10년째 Bett Show에 참여하고 있는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는 “교육에서 대형 프로젝트는 통신사나 대형 SI 업체의 하청을 하지 않으면 진입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며 “신생기업은 오히려 국내에 들어가는게 더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공교육 레퍼런스를 쌓기 어려워, 전략을 아예 해외 대학과 연합해서 국가 프로젝트를 따는 것으로 바꿨다”며 “옥스퍼드대학 출판부가 주 고객이고, 룩셈부르크 교육부, 독일 연방교육연구부 등과 계약해 해외 프로젝트를 따면서 레퍼런스가 생겼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국내에서 에듀테크 시장이 자생하지 못하는 배경에 대해 중앙에서 권한이 큰, 의사결정 구조를 들었다. 김성윤 대표는 “(선택을 할 때) 중앙에서 하지 말고 학교에 권한을 많이 위임했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살아남는 기업이 나오고 더 좋은 서비스가 된다”고 주장했다. 구재명 유비온 미래교육부 부장은 “영국에서는 학교나 교사들이 서비스를 선택해 사용하면서 피드백이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많다”며 “반면 국내는 중앙으로 의사 결정이 모이다보니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술력이나 서비스 관리 능력보다, 업력이나 기업의 규모 등에 의존하는 것도 개선해야할 점으로 꼽혔다. 이은승 다비다 대표는 “큰 교육업체에서도 근무해봤고 지금은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교육 시장에 진입하려면 장벽이 높다”며 “대부분 큰 교육업체나 업력이 오래된 업체를 찾으려 한다”며 실력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현실을 전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는 스타트업도 인정받으면 기회 얻을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기회조차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작은 업체들이라고 신뢰성이 낮은게 아니다. 교육 분야에서의 전문성은 (큰 기업보다) 더 뛰어나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영국(런던)=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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