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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만원 손실, 끝까지 버텼는데” 믿었던 코인, 상폐 위기
페이코인 광고. [페이코인 공식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 1. “지난해 ‘페이코인(PCI)’으로 결제하면 피자 80%, 케이크 50%가 할인된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사용해본 후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결국 목돈 1000만원을 투자해 페이코인을 매수했는데 1년 사이 700만원을 잃었어요.”(페이코인 투자자)

# 2. “페이코인 –90%까지 떨어졌는데 겨우 버티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오를 때 팔려고 기다렸는데 결국 위믹스처럼 상장폐지되는 건가요? 위믹스로 고생하다 제정신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는데….”(페이코인 투자자)

가상화폐 ‘페이코인’이 존폐위기에 서 있어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 주요 암호화폐거래소가 지난 1월 페이코인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후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운명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공동협의체인 DAXA(닥사)는 오는 31일 페이코인의 상장폐지 여부를 판단한다.

페이코인 광고. [페이코인 공식 유튜브 채널]

페이코인은 다날 계열사인 페이프로토콜이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15만개 가맹점에서 물품·서비스 결제가 가능한, 국내 최초 ‘결제형 코인’으로 주목받았다. 상장 초기 100원 남짓이었던 페이코인은 한때 3000원까지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12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 기준 320만명의 실사용자를 확보했으나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앞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0월 페이프로토콜에 연말까지 은행 실명 계좌를 받지 못하면 불법으로 간주하겠다고 통보했다. 페이프로토콜뿐 아니라 모회사인 다날과 관계사인 다날핀테크도 사업구조상 코인의 유통·매매까지 맡고 있어 자금 세탁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21년 말부터 본격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원화로 코인을 사고파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주요 은행들은 자금 세탁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실명 계좌를 발급하는 데에 보수적인 입장이다.

페이코인 1년 가격 추이. 페이코인 가격은 지난해 3월 말 1000원대에서 올해 3월 말 300원대까지 떨어졌다. [코인마켓캡처]

페이코인도 한 지방은행과 계약 마무리 단계까지 갔으나 루나·테라 사태·FTX 파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실명 계좌를 확보하는 데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페이코인은 지난달 5일부터 결제 서비스를 임시 중단해야 했다.

닥사는 이러한 변화가 페인코인 서비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 1월 페이코인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후에도 닥사는 판단을 보류한 채 유의 종목 지정기간을 한 달 연장했으나 오는 31일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페이코인 광고. [페이코인 공식 유튜브 채널]

업계는 닥사의 최종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위믹스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가 일부 거래소가 재상장을 결정한 것처럼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아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지난 1월 페이코인을 유의 종목을 지정할 땐 ‘실명 계좌 확보 여부’가 쟁점이었으나 이 또한 달라졌다.

페이프로토콜은 국내에서 자체 코인으로 결제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포기했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까지 갈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신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메이저 코인을 이용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변경했다. 일본·싱가포르·두바이 등 해외 현지에서 페이코인 결제를 본격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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