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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 사라”→“당장 팔아라” 환호하던 ‘이 회사’ 결국 이런 일이
리모델링 중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 앞에 KT 디지코 전략을 지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KT가 결국 우려했던 ‘CEO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다시 처음부터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절차상 네 번째다. 차기 대표이사 선임까지 최소 3개월이 걸릴 전망이어서 사실상 올해 상반기는 수장 없이 보내야 하는 셈이다.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꼭 사라”며 강력 추천했던 증권사들도 “팔라”며 입장을 급선회 했다. 대표 이사 선임 문제로 경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경림 사장의 KT 대표이사 후보 사의가 공식 수용되면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은 폐기된다.

KT 정관은 ‘대표이사 유고시 직제규정이 정하는 순서에 따라 사내이사가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사내이사는 구현모 대표이사와 윤경림 사장 두 명 뿐이다. 둘 모두 이번 주총을 끝으로 임기가 끝난다.

윤 사장은 이번 주총에 송경민 KT SAT 대표와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지만 역시 이 안건도 폐기된다. KT 정관은 ‘대표이사 후보가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지 못하면 그가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의 추천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영 공백을 막기 위해 상법에 따라 구현모 대표이사가 당분간 대표직을 수행하거나 사장급인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직무대행을 맡는 방법이 거론된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의 모습. [연합]

KT로선 우여곡절 끝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하며 정기 주주총회를 준비해왔지만 다시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다. 앞서 세 차례에 걸쳐 반복했던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차기 대표이사 선임이 연거푸 실패하면서 KT그룹 전반의 경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통상 11~12월에 정기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해왔지만 새해가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미뤄져 내부 직원들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KT뿐만 아니라 KT의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도 대표이사 선임안 없이 오는 31일 주총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차기 대표이사로 지명됐던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혼란이 커졌다. 역시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게 불가피하다.

[연합]

KT가 민영화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이번 KT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권의 외압과 그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으로 주가도 휘청거리고 있다. 한때 3만9000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2만9000원대로 떨어졌다.

결국 주주들의 반발만 커지고 있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표 결집에 나섰던 KT 개인주주들은 전자투표와 서면투표로 의결권 행사를 서둘러 마쳤지만 돌연 윤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후보 사퇴로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주주들의 찬반 의사표시가 무효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짧게는 3개월에서 6개월은 CEO가 부재한 가운데 경영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기존 KT 임원 출신이 낙마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새롭게 올 CEO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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