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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퍼스트 리퍼블릭銀 47% 폭락·CS 채권 22조 ‘휴지조각’…금융發 위기, 꺼지지 않는 불씨 [투자360]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유럽 주요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UBS와 합병되며 은행권 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상승장을 이끌었지만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모양새다. 미국 내 지방 은행 주가가 반등하는 가운데서도 ‘위기설’에 휩싸인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가 급락하며 불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CS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는 피했지만 22조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AT1)의 가치가 ‘제로(0)’가 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새 리스크로 떠올랐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 12일 만에 10분의 1 토막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식은 전 거래일 대비 47.11% 급락한 12.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30% 하락한 데 이어 내림폭이 더 커진 것이다. 지난 8일 종가 115달러와 비교하면 12일 만에 주가가 10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이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 급락은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강등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S&P는 전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B+’로 3단계 하향 조정하고 추가 강등 가능성도 열어뒀다. S&P는 앞서 지난 15일에도 종전 ‘A-’에서 투기 등급인 ‘BB+’로 4단계 낮췄는데 이례적으로 일주일 새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신용등급을 두 차례 내렸다.

앞서 무디스도 지난 17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신용등급을 종전 ‘Baa1’에서 투자주의 등급인 ‘B2’로 7단계 낮췄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과 동반 하락했던 다른 지방 은행들은 대부분 반등하며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영향이 차단되는 모습이다. 다만, 장 초반과 달리 오름폭은 다수 둔화했다.

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자이언즈 뱅코프의 주가는 0.80%, 클리블랜드에 본사가 있는 키코프 주가는 1.21% 상승했다. 댈러스의 코메리카는 2.25% 올랐고, 텍사스 웨스트레이크의 찰스 슈왑은 0.53%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은행권 위기 진정에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2.60포인트(1.20%) 오른 32,244.58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4.93포인트(0.89%) 상승한 3,951.57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5.03포인트(0.39%) 오른 11,675.54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금융 시장의 불안이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당분간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을 조언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며 “다만 낙관론은 혼란이 끝나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다소 약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도감이 있지만, 깊이 파고들수록 아래에 있을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CS 코코본드 보유자 “소송 불사” 반발

UBS가 C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스위스 당국이 액면가 160억 스위스프랑의 AT1을 전액 상각하기로 한 것은 자본 시장에 큰 파장을 부르고 있다.

AT1은 은행 등 금융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를 대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은행의 자본 비율이 기준치보다 떨어지면 투자자 동의 없이 상각하거나 보통주로 전환해 은행의 자본을 늘려주도록 설계됐다. 코코본드라고도 불린다.

유럽 AT1 역사상 최대 규모인 22조원에 달하는 채권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0’이 되면서 유럽 은행들이 발행한 AT1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공포의 ‘투매’에 나서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파가 번졌다. 20일 홍콩 증시에서 HSBC홀딩스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의 주가가 각각 6%, 5% 급락하는 등 AT1의 보유 물량이 많은 각국의 은행주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UBS의 CS 인수 과정에서 CS의 주주만 보호받고 채권 보유자는 사실상 희생양이 됐다며 반발했다. 영국 유력 경제지에 따르면 스위스 투자자들은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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